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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 협상 갈등…철강사 t당 5만원 ‘인상’ vs 조선사 ‘동결’
철근·차강판 가격 협상도 진통 지속
입력 : 2019-01-29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철강업계가 자동차와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들과 철강제품 가격 협상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내수시장 부진과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철강 가격을 인상해야 할 처지지만, 전방산업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용 후판을 생산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들은 현재까지 조선사들과 올해 상반기 후판 공급가격을 협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후판 가격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이다. 철강업체는 톤(t)당 5만원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조선사들은 동결 입장으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통상 철강업체들은 조선용 후판(두께 6㎜ 이상의 철강)을 공급하면서 반기나 분기별로 조선사들과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현재 후판 가격은 t당 70만원대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제품은 국제 품목이기 때문에 원자료 가격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며 “명백한 인상 요인이 있기 때문에 협상을 진행하는 것인데, 동결로 협상 여지조차 주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두 차례 가격 인상이 있었던 만큼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철강업체들은 후판 수익성이 여전히 나쁘고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건설사들과는 철근제품 가격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이번 1월달 건설용 철근 공급가를 t당 74만원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수준이지만, 철강업체들의 일방적인 가격 고시에 건설사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철근 기준가는 지난해까지 철강업계 대표사들과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가 협상을 진행해 분기마다 결정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철강업체들은 월별로 가격을 개별 고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철근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은 여파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경기 침체로 원자재 가격 협상이 필요하고, 협상 없이 가격을 고지하는 건 일방적인 태도라고 주장했다.
 
자동차용 강판 부문에서도 잡음이 들렸다. 강판 사업은 대규모 물량의 공급과 수요가 이뤄지는 부분이라 사업자 간 안정적인 신뢰관계가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이 지난 25일 열린 실적 설명회에서 “자동차 강판 가격의 인상 요인이 있어 가격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반면, 기아자동차는 같은 날 “강판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며 엇갈린 입장을 드러냈다.
 
경북 포항시 철근 생산업체 현장에 쌓여있는 건설용 철근.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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