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 앞. 한적한 시청 앞 거리에 오전 10시라는 이른 시간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갤럭시언팩 2019 행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창문마다 걸려있는 현수막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으며 기대감을 키웠다.
오전 이른 시간부터 갤럭시S10 언팩 행사장 앞에 줄을 선 사람들. 사진/뉴스토마토
오전 11시, 마침내 삼성전자의 야심작인 갤럭시S10 시리즈와 갤럭시 폴드가 공개됐다. 어느 제품보다 주목을 받은 것은 삼성전자 최초의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였다. 커다란 전광판에 스마트폰이 떠오르고 그 스마트폰 화면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펼쳐지자 3500여명이 모인 관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갤럭시 폴드가 접힌 4.6형 화면에서 펴진 7.3형 화면으로 변하는 순간 또 박수갈채가 행사장을 갈랐다. 저스틴 데니슨 미국법인 부사장은 “10년간 이어진 직사각형 형태의 스마트폰 폼팩터(형태)를 바꿀 새로운 차원의 창조”라고 갤럭시 폴더를 소개했다.
시연자로 나선 조쉬 캠이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은 상태에서 구글맵을 켜고 목적지를 검색하다가 화면을 펼치자 지도처럼 넓어졌다. 끊기거나 구부러진 부분도 없었다. 이번에는 넷플릭스 영화를 감상하다가 오른쪽 아이콘을 끌어당겨 메신저와 인터넷 브라우저를 켰다. 즉시 화면이 3개로 분할되며 애플리케이션이 각각 구동됐다. 화면크기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두 번의 터치만 있으면 됐다.
이어 등장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혁신의 시대는 끝났다.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됐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오늘 우리는 그것이 틀렸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여기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10년 전 우리가 처음 갤럭시S를 도입했을 때 우리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대한 기대를 품었다”면서 “S펜을 사용하는 갤럭시노트를 출시하면서 대형 스크린폰을 개척하고 엣지 화면을 채용해 몰입된 시청 경험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스마트폰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봤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 새로운 모바일 시대를 맞이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경험의 혁신가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현장. 사진/삼성전자
이는 갤럭시S 시리즈의 지난 10년을 완성하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갤럭시S10 시리즈를 염두에 둔 발언이기도 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갤럭시S10의 주요 기능으로는 전면을 가득 채운 인피니티 O 디스플레이, 초음파 지문인식과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 등이 소개됐다. 갤럭시S10 위의 스마트폰과 갤럭시 워치에 불이 들어오면서 충전 중임을 알리자 관객들은 다시 놀라움을 표시했다.
행사 이후 체험존에도 한 번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이며 삼성전자 신제품에 대한 관심을 증명했다. 다만 이날 체험존에서 갤럭시S10 5G 모델과 갤럭시 폴드는 볼 수 없었다. 체험존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카메라 기능이 혁신적”이라면서 “셀피부터 광각까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의 요구를 충족시켜준다”고 말했다.
외신에서도 신제품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뉴욕타임스는 갤럭시S10에 대해 “스마트폰이 더 나아질 방법을 상상하기란 어렵다”면서 “하지만 휴대폰의 미래를 들여다보려면 삼성전자를 보라”고 말했다. 갤럭시 폴드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최초의 폴더블폰은 아니지만, 회사의 브랜드, 인기, 기술적 우수성은 갤럭시 폴드를 일반 시장에서 가장 진보된 폴더블폰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씨넷은 “소비자들은 늘 더 큰 스크린을 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대한 제품을 원하지는 않는다. 갤럭시 폴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품”이라고 평했다.
샌프란시스코=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