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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동향)한신공영 실적 순항…승계는 '폭풍 전야'
최문규 대표, 부친 신임에도…지분 상속 과제는 막막
입력 : 2019-02-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조선시대 ‘사도세자’는 차기 권력인 세자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아버지 영조의 사랑을 받지 못해 항상 불안해했다. 언제든 세자의 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광기어린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마음이 불안한 것은 최문규 한신공영 대표이사 부사장도 비슷할 것이다. 아버지 최용선 회장의 신임을 받아 2017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회사 지분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상속세 등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 마련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공공택지 공급 감소 및 수주 잔고 하락 등 경영 현안이 쌓이며 실력검증이 본격화 된다.
 
최 부사장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현대자동차, 현대상선, 현대해상 등을 거쳐 지난 2005년 한신공영에 입사했다. 그는 당시 경영지원 부서장으로 입사해 2007년 상무로 승진했고, 2011년 경영기획실장에 올랐다. 이후 2016년 총괄부사장, 2017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2002년 최 부사장 아버지인 최용선 회장이 한신공영을 인수한 이후 15년만에 2세 경영이 본격화된 것이다.
 
한신공영은 지난달 3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6.6% 올랐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128.7% 상승했다. 자체사업 비중이 높아 이번 실적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신공영 자체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44.2%에 달했다. 대부분 건설사들은 리스크가 높아 자체사업보다 도급공사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자체사업은 한 사업장이라도 미분양 사태가 날 경우 회사가 급격히 휘청거릴 수 있다. 한신공영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미래 먹거리다. 한신공영은 갈수록 수주잔고가 하락하고 있어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한신공영의 수주잔고는 2014년말 4조4373억원, 2015년말 3조6996억원, 2016년말 3조2045억원, 2017년말 2조7445억원, 2018년 3분기 2조4041억원 등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민간부문에서 수주잔고가 급격히 줄고 있다. 최근 자체사업을 할 수 있는 택지공급이 크게 줄고,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에서 대형 건설사에게 밀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체사업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높이고 있지만, 정부 규제로 분양시장 전망도 우울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실적 상승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부사장 본인에게 가장 큰 문제는 지분 승계다. 최 부사장은 최 회장의 장남으로 한신공영 최대주주인 코암시앤시개발을 맡고 있는 동생 최완규 대표와 경영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최 부사장이 일단 한신공영 경영을 맡고 있지만 지분 상속에 관해서는 동일선상이다. 두 형제는 현재 한신공영은 물론 최대주주인 코암시앤시개발 지분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형제 사이에 언제든 경영권을 둘러싸고 다툼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 회장과 고향에서 같이 나고 자랐지만, 코암시앤시개발 2대 주주인 태기전 한신공영 공동 대표(20%)도 두 형제에게 복병이 될 수 있다.
 
누구에게 상속이 이뤄지든 문제는 또 있다. 상속세를 낼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최 회장이 보유한 코암시앤시개발 지분(22.38%)을 물려받으려면 막대한 현금이 소요된다. 보통 기업들은 2세 지분이 높은 계열사를 합병해 2세의 지주 회사 지분을 늘리거나, 배당을 실시해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신공영 형제들에게는 이를 해결할 마땅한 계열사도 없다. 상속세 등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 회장 지분을 팔 경우 2대 주주에게 경영권을 위협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문규 한신공영 대표이사 부사장과 본사 외관 모습. 사진/한신공영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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