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4차산업혁명에 맞춰 전통 제조업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은 스마트 팩토리 등 혁신을 원하는 제조업체에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이 회장은 대우조선 및 현대상선 후임 사장으로 IT 출신을 고려 중이다. 제조업의 CEO도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6일 산업은행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전통 제조업도 변해야 한다"며 "제조업체들이 스마트 팩토리 등을 협의해오면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이 큰 만큼 '제조업 고도화'를 통해 혁신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한국 전체 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이 25~30% 정도로 굉장히 높다"며 "이는 포기할 수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 폭스바겐이 신사업에 50조를 투자한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면서 "한국 제조업도 더 늦기 전에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ICT 및 벤처뿐 아니라, 제조업도 4차산업혁명에 동참해야 한다"며 "앞으로 제조업 혁신에 적극적으로 자금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동걸 회장은 현대상선 및 대우조선 후임 사장으로 IT 출신을 고려 중이다. 그는 "(현대상선 및 대우조선)의 후임 사장은 해외처럼 IT 출신이었으면 좋겠다"며 "이제 조선업이나 해운업이 영업으로 물량 따오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성립·유창근 사장은 그동안 애 많이 썼다"면서 "그분들의 역할이 끝났으니 새 시대에 맞는 미래지향적인 분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덧붙여 "후임 CEO들은 절차에 따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 매각 건에 대해서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 매각에 회장직을 걸 정도로 각오를 하고 있다"며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임기 안에 꼭 매각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우조선 매각이 내 임기 중에 마지막 임무로 여기고 있다"며 "예상되는 기대효과가 큰 만큼, 좌절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회장직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회장은 대우조선 매각이 해외 당국 불승인 등 리스크가 많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직 해외 당국 승인 여부 리스크에 대해 50%의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현대중공업이 면밀하게 대처해야 하고, 산업은행도 열심히 현대중공업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이 합병하면 저가수주로 가격조정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이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적정수준의 경쟁으로 기업을 정상화하고,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걸 회장은 수출입은행의 대우조선 영구채에 대해 "지금 수은이 현대중공업과 협상을 하고 있다"며 "협상이 안되면 거래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구조조정 자회사를 통해 자회사 회계, M&A, 사업구조 등 각 전담팀을 만들 것"이라며 "산은 캐피탈은 앞으로 금융업과의 시너지가 크기 때문에 팔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와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