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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마지막 흔적' LG의인상,100번째 수상자 배출
"국가와 사회위해 희생한 사람 보답"…구 전 회장 각별한 관심, 재단에 20억원 기부도
입력 : 2019-03-04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고 구본무 전 LG 회장의 생전 대표 업적 중 하나인 LG 의인상이 100번째 수상자를 배출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한 사람에게 기업이 보답해야 한다"는 고인의 남다른 사회공헌 철학에 따라 제정된 지 3년6개월 만이다. 고인의 마지막 흔적인 의인상은 명실상부한 LG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자리잡았다. 
 
LG는 4일 경남 김해시 주택 화재 현장에서 11명의 주민을 구조한 박명제, 신봉철씨와 부산광역시 한 편의점에서 흉기를 든 강도를 제압한 성지훈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박씨와 신씨는 화재 발생 직후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고립 주민 구출에 나섰다. 소방대원이 도착한 후에도 끝까지 구조 활동을 진행했다. 성씨는 경찰 출동에 앞서 위협당하고 있는 여성 점주를 구했다. 
 
이에 따라 LG 의인상의 98, 99, 100번째 주인공이 탄생했다. 지난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숨진 고 정연승 상사에게 첫 번째 의인상을 시상한 이후 3년 반만에 맺은 결실이다. 
 
 
LG 의인상은 구 전 회장의 개인적 신념에서 비롯됐다. 구 전 회장은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뜻으로 우리 사회의 의인들을 지원하는 LG의인상을 만들었다. 사회적 귀감이 되는 일반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의로운 행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도울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지금까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 기사, 택배 기사, 학생 등 '시민 의인'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하나 같이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자신의 행동에 겸손함을 표했다. 강도를 제압해 100번째 수상자로 선정된 성지훈씨도 "위험할 수 있겠다고 느꼈지만 여자분이 혼자 있다는 생각에 뛰어들었다"며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LG는 지난 1월 의식을 잃은 13개월 아기를 살린 수방사 장병들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사진/LG복지재단
 
의인상에 대한 고인의 관심은 각별했다. 그는 2017년 신년사에서도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임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의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인은 특히 의인상 외에도 의로운 행동과 투철한 책임감으로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된 이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지난 2017년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장병의 유가족에게 사재로 위로금 1억원을 전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숨진 사병의 아버지는 자식을 잃은 비통함 속에서도 "빗나간 탄환을 어느 병사가 쐈는지 밝히거나 처벌하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이 소식을 접한 고인이 "자신의 자식을 잃은 큰 슬픔 속에서도 사격훈련 중 빗나간 탄환을 쏜 병사가 지니게 될 심적 타격과 그 부모의 마음까지 헤아린 사려 깊은 뜻에 매우 감동받았다"며 "그분의 깊은 배려심과 의로운 마음을 우리 사회가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사재를 전달한 것이다. 
 
앞서 지난 2015년에는 LG가 고인의 뜻에 따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폭발로 다리를 잃은 중상을 입은 우리 군 장병에게 "치료와 재활 등에 쓰이길 바란다"며 각각 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2016년에는 대구지하철 1호서 명덕역 승강장에서 선로에 추락한 시각장애인의 생명을 구한 최형수 해병대 병장에게 대학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고, 대학 졸업 시 LG그룹 채용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고인의 의인상 사랑은 별세 후에도 이어졌다. LG복지재단의 2018년 4차 이사회 회의록을 통해 구 전 회장이 20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고인의 유족들은 LG복지재단을 비롯한 4개 LG공익재단에 총 50억원을 기부했다. 의인상을 주관하는 LG복지재단은 "공익사업에 적극 활용해 달라"는 고인의 뜻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LG 의인상은 계속해서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는 의인들을 지속 발굴할 예정이다. LG복지재단은 올해부터는 시상 범위를 우리 사회를 위한 선행과 봉사로 크게 귀감이 된 시민들로 확대키로 했다. 지난달 초 과로로 유명을 달리한 윤한덕 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LG복지재단은 "몸을 아끼지 않고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이들의 고귀한 희생이 더욱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LG 의인상 사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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