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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까지 ‘경고등’
반도체 1분기 영업익 절반 수준…디스플레이 적자 전환
입력 : 2019-03-26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도대체 얼마나 안 좋길래…”
 
삼성전자의 이례적인 실적 악화 공시에 업계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7조원 후반대까지 끌어내렸지만 이를 훨씬 밑도는 6조원 수준으로 주저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반도체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디스플레이는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1분기 예상치는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7조원대 중반 수준이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 53조6473억원, 영업이익 7조9810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4%,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9.48%, 영업이익은 26.11% 줄어든 수준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로는 9조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2017년부터 2년 동안 이어져왔던 슈퍼 호황이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마저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된 수치다. 1월만 해도 삼성전자의 매출은 58조6408억원으로 예상됐지만 2월 들어서면서 54조4428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53조원대로 낮아졌다. 연초보다 약 10%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 추정치도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초만 해도 11조8652억원이었던 영업이익 예상치는 지난 23일 7조9810억원으로 약 4조원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반도체 부문과 디스플레이 부문의 동반 부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7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올해 1분기에는 4조원 안팎의 수익에 머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력 생산품목인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모두 전 분기 대비 25% 이상 떨어져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큰 것이 주된 이유였다. 메모리가 들어가는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했고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세계 경제 불황에 대응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투자를 줄인 점이 맞물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 71%가 넘었던 D램의 영업이익률은 56%로 떨어지고 50%에 육박했던 낸드플래시 영업이익률은 가격하락 지속에 따라 4.1%에 그칠 전망이다. 전체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55.6%에서 30% 초반으로 줄어들고 낸드플래시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손익분기점(BEP) 수준까지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2016년 1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적자규모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이다.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판매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애플 등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객사의 수요 감소 영향도 더해졌다. 일부 신규 라인 가동 개시로 감가상각비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IM(IT·모바일)부문은 갤럭시S10 판매가 순항하며 실적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1분기 실적에는 일부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하반기에 들어가서야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업체들이 공급을 조정하고 재고조정에 들어갔던 IT업체들이 시설투자를 재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디스플레이도 2분기에는 LCD 가격 하락과 애플향 OLED 수요 감소가 지속되겠지만, 하반기 스마트폰 고객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로 인해 가동률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개선은 2분기부터 가능할 전망”이라며 “4월 출시 예정인 인텔 신규 서버 CPU로 인해 데이터센터 고객들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디스플레이 사업부도 2분기 주요 고객사 패널 물량 생산 개시로 적자폭이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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