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지난해 공매도 위반으로 75억원이라는 최대 규모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골드만삭스 계열사가 공매도 위반 혐의로 다시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올바른 금융질서를 저해한다고 판단해, 제재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월13일 열린 2019년 제3차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골드만삭스 자회사인 골드만삭스인디아인베스트먼트(GSII)에 공매도 법규 위반으로 과태료 7200만원을 부과했다. 금감원이 건의한 4800만원보다 20% 상향된 규모다. GSII는 지난 2017년 10월 롯데칠성음료 보통주 21주와 JW중외제약 보통주 18주를 공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모니터링 결과 이같은 위반사항이 드러났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이 예상될때 주식을 빌려 미리 팔고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다.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빌려와 파는 차입 공매도는 허용되지만 없는 주식을 일단 매도하는 무차입공매는 국내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GSII는 감독당국 조사과정에서 '단순 직원실수(Human Error)'라고 주장했지만 증선위는 내부통제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공매도 위반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지속적으로 적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매도 위반이 '금융기관의 건전한 운영을 위한 기본적 의무 위반 등으로 금융질서를 저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증선위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보통', '경미' 사안으로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중대', '보통'으로 한단계씩 조정해 제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과태료는 20%씩 상향 조정된다.
2월13일 열린 증선위 회의록에 따르면 GSII의 공매도 건은 1일 거래량이 1% 미만이거나 공매도 금액이 1억원 미만으로 그 규모가 '경미'한 수준이었지만, 골드만삭스계열이 한국의 법규를 3번 이상 위반했다는 점에서 가중처벌할 여지도 있다고 주장한 증선위 위원도 있다. 지난해 증선위는 상장주식 156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위반 혐의로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GSI)에 과태료 75억원을 부과했다. 2015년에는 골드만삭스의 다른 계열사가 적발돼 경고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같은날 증선위는 지난 2017년 10월 외국계 자산운용사 OLZ AG 등 3개사에 대해 기아차 보통주 5만여 주를 무차입공매도한 혐의로 48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