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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가 매물로… 항공업계 판도 바뀔까 '촉각'
아시아나 구조조정 시 경쟁 항공사들 수혜 예상
입력 : 2019-04-16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서 항공업계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금력이 탄탄한 인수자가 아시아나항공을 품는다면 항공업계 경쟁이 재차 심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이 군살빼기에 들어가면서 기존 항공사들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조만간 재무구조 개선약정(MOU)를 체결하고 매각 주관사를 선정한 뒤 공개매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이 누구에게 안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양대 항공사 체제를 유지했던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이 대규모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에 인수되면 기존의 부실을 털고 체력을 대폭 키울 수 있어서다.
 
항공사가 매물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재계는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SK, 한화, 애경 등은 물론 예상에 없던 그룹들도 투자의향서까지는 제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해도 여전히 항공사업은 쉽게 뛰어들 수 없는 특수 분야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비용 부담을 최소로 하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아낀 투자 규모는 7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갚고도 남을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주요 그룹들이 반색하고 있지만 인수전이 시작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높게 쳐주는 방식으로 인수대금이 뛰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개별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업계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능하면 일괄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일반 기업은 저비용항공사(LCC) 시장 진출을 노릴 수 있으며, 기존 LCC들에게는 몸집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에어부산은 2008년 항공기 2대로 김포∼김해 노선에 처음 운항을 시작했으나, 현재 항공기 25대를 운용하며 35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영남권 국제선 수요를 흡수하며 작년 매출 6535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달성하는 등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그에 비해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적자 노선을 떼어내 영업을 시작해 인수 매력은 크지 않다고 평가된다. 노선 자체가 수익성이 높지 않은데다 아직 흑자 궤도에는 오르지 못했다. 신규 LCC 관계자는 “에어서울이 매물로 나오면 원론적인 수준에서 경쟁사를 살펴보는 정도일 것”이라며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기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전후로 기존 항공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힘쓸 동안 경쟁사들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자구안에서 비수익 노선 정리, 운항 항공기 규모 축소, 조직 개편 등 제시했다. 기존 영업라인의 효율성은 높이고, 추가 노선 확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경쟁사인 대한항공이다. 단거리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제주항공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과 노선 경합도가 높은 진에어도 영업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이밖에 LCC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노선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인력 구조조정 시 조종·정비 인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재무안정성이 높은 주체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경쟁이 다시 심해져 항공사들의 영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그렇게 되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 3~4년 이후의 그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경쟁사의 영업력 약화가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을 제외한 기타 항공사들의 수혜로 귀결되는 그림이 맞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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