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활용한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거래 정보를 검증·기록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분산원장기술(DLT)을 통해 위·변조를 막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공익 분야에도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별로는 플랫폼 자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한편 암호화폐를 통한 직접적인 기부도 이뤄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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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낸스
22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각)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 재건축을 지원하기 위해 암호화폐 기부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기부금 모금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모금액은 3.1911비트코인(BTC)으로 1만6694.45달러(한화1900만원)에 달한다.
해당 기금은 바이낸스 자체 블록체인 자선기금인 BCF(Blockchain Charity Foundation)를 통해 모집되며, 복원 작업을 담당하는 프랑스 단체에 전달될 예정이다.
바이낸스 측은 이번 기부와 관련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화재는 인류의 문화와 예술, 역사에 큰 상실"이라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대성당 복원 기부 요청에 부응하고, 사회복지를 위해 기금 모금 채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앞서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은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통한 모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프랑스 비트코인 커뮤니티 르 세르클 뒤 꾸엥(Le Cercle du Coin)과 유럽 블록체인 이벤트 업체 블록쇼(BlockShow) 또한 성당 재건을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그동안 블록체인 사업이 투자 등 수익 창출과 기술 구현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공익분야에도 활용되는 셈이다. 특히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기부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씨 사례처럼 기부금을 유용하거나 재단 자체에서 횡령하는 '깜깜이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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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G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며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에 나선 KT는 블록체인기반 '기부 플랫폼'을 구축한 상태다. 현재 KT그룹 희망나눔재단에서는 봉사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쌓고, 보유 포인트를 기부할 수 있는 기부포털 '기브스퀘어'를 운영하고 있다.
기브스퀘어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으며, 기부 내역과 기부금 집행 내역, 기부금 전달 경로 등이 분산 원장에 모두 공유돼 투명하게 관리된다. 이와 함께 KT는 올해 개인 간 직접 기부 및 사용내용 확인이 가능한 'P2P 기부'까지 구현하기로 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먼스케이프와 함께 시각 장애인을 돕기 위한 '비밍이펙트(beamingeffect)'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6월19일까지 열리는 이 캠페인은 희귀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을 알리고 이와 관련된 치료법 연구를 지원하는 것으로, 상품 구매자에게는 고팍스에서 구매금액의 10%를 휴먼스케이프 암호화폐인 흄(HUM) 토큰으로 돌려준다.
이밖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56은 금융 시스템 전문 개발업체 이포넷(E4NET)과 손잡고 루니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기부 플랫폼 체리(Cherry)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민간 주도 국민프로젝트'에도 선정됐으며, 올해 말부터 어린이재단이 해당 기부 플랫폼을 활용해 기부 캠페인을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데이터의 위변조가 어려운 속성을 가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기부금 모금·집행·결과 등의 데이터를 분산·저장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기부사업의 신뢰성을 향상시켜 누구나 다양한 기부캠페인에 참여하고, 많은 사람들이 혜택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