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SK하이닉스가 주력 제품인 D램 가격하락으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줄이고 미세공정 전환 속도를 높여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기로 했다. 상반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1분기에 매출액 6조7727억원, 영업이익 1조3665억원, 순이익 1조1021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메모리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예상보다 빠른 가격 하락으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69%, 65% 감소했다.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 영업이익 1조4048억원은 부합하지 못했지만 매출 6조3577억원, 순이익 1조610억원은 충족시켰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6년 3분기(726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분기(44.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1%에 그치면서 지난 2016년 3분기(17.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요약표. 표/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영업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D램 업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D램은 계절적인 수요 둔화와 서버 고객의 보수적인 구매가 지속되면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8% 감소했으며, 평균판매가격은 27%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높아진 재고 부담과 공급업체 간 경쟁심화로 평균판매가격은 32% 하락했다.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6%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 메모리 시장 하강국면에 대처할 계획이다.
D램은 미세공정 전환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 1세대 10나노급(1X)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하반기부터 2세대 10나노급(1Y)도 컴퓨팅 제품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고용량 D램 채용을 지원하는 신규 서버용 칩셋 출시에 맞춰 고용량 64GB 모듈 제품 공급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3D 낸드 초기 제품인 2세대(36단)와 3세대(48단) 생산을 중단했으며, 72단 비중을 늘린다. 또 96단 4D 낸드로 하반기 SSD 시장과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신규 M15 공장에서의 양산 전개는 수요 상황을 고려해 당초 계획보다 속도를 늦춘다. 이에 SK하이닉스의 올해 낸드 웨이퍼 투입량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부터는 업황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는 모바일과 서버용 D램 수요가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 개선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5G 스마트폰 모델 출시 등의 호재로 모바일D램 채용이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낸드플래시 역시 솔드스테이트디스크(SSD) 채용 비율 확대와 함께 IT 기기에 탑재되는 낸드의 용량 증가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수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하는 시장에서 원가절감과 품질확보에 집중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만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