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국내 자산운용 시장 규모가 20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사모펀드와 대체투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이 2015년 사모펀드 규제완화 이후 국내 자산운용시장 변화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말 전체 수탁고는 총 2010조원을 기록, 규제완화 직전인 2014년말 수탁고(1315조)보다 52.9%나 늘어났다. 펀드는 551조원, 일임 586조원, 신탁 873조원으로 2014년말과 비교해 각각 46.2%, 49.5%, 59.9% 증가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자산운용 규모는 GDP(국내총생산) 1800조원의 113% 수준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금융감독원
2018년말 펀드설정금액은 총 551조원으로 2014년말 377조원에 비해 46.2%(174조원) 증가했다. 증가액 대부분(92%)은 사모펀드로 집계됐다. 공모펀드는 14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비중은 2014년말 4.6대 5.4에서 2018년말 6대 4로 역전됐다. 전문사모운용사 진입 요건이 완화되면서 2014년말 86개사에 불과했던 자산운용사는 2018년말 243개로 급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모펀드 규제 완화 등 제도적 변화가 전통 자산의 수익률 정체와 맞물리며 사모와 대체투자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운용자산도 변하고 있다. 증권형이나 MMF(머니마켓펀드) 같은 전통적인 펀드 유형의 비중은 감소했지만, 부동산이나 특별자산 같은 혼합자산의 비중은 급증하는 추세다. 증권형과 MMF의 수탁고는 증가했으나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1%포인트, 5.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 수탁고는 30조원에서 76조로 1.5배 이상 늘었고, 비중 역시 2014년말 7.9%에서 13.7%로 커졌다. 특별자산도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수탁고와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 모두 증가했다.
증권사 판매도 늘었다. 2018년말 전체 펀드에서 판매사별 점유율은 증권사가 71.3%(357조원), 은행은 20%(100조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사모펀드 전체 판매액(329조원)만 보면 증권사 점유율이 81.7%에 달했고, 은행은 7.9%에 그쳐 사모펀드는 주로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펀드 투자자 유형별로 살펴보면 금융회사가 61.2%, 개인 21.3%, 일반법인이 17.5% 순이었다. 금감원은 펀드 시장이 사모펀드와 대체투자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2014년말과 비교해 금융회사 점유율은 증가하고 개인 점유율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민봉기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부국장은 "사모펀드와 부동산 등 고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높아진 상태"라면서 "부동산펀드를 포함해 펀드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등 운용사 및 펀드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사모 펀드 균형발전과 상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