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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지속…"당분간 신중모드 필요"
경기민감주 덜고 배당주 등 관심 높여야…장기적 관점에서 분할매수 조언도
입력 : 2019-05-12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도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황이 극단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은 지난 9~10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 청사에서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협상 진행 중에 예고한 대로 10일 오전 0시1분을 기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 인상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앞으로 4주 안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추가로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로 관세를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수출품 관세 인상에도 아직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당초 중국은 보복관세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었다.
 
일단 미국의 관세 인상→중국의 보복관세→협상 결렬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고 협상을 이어가려는 의지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후 미국은 애플 등 주요 기업의 실적, 중국은 주요 경제지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양국이 극단적인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양국의 무역협상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어 국내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코스피는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확대된 지난 한주 4%나 떨어졌다. 협상에 대한 불안감은 특히 기관에서 두드러졌다. 기관은 지난주 1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는 등 매도물량을 쏟아냈다.
 
한 펀드매니저는 "주말에 협상 결과가 나온 뒤 대응하는 것이 늦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섰다"며 "우리 시간으로 협상이 시작된 시점 이후에는 물량을 다 소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전날인 9일부터 매도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국내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돼 주가도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며 "현재 11배 정도인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5년 평균치인 9.8배 수준인 1950포인트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노출도를 줄이고 수출주·경기민감주 비중도 낮춰야 한다"며 "안전마진을 확보한 배당주와 상대적 안정성이 높은 내수주, 경기방어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는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언제 무슨 말을 할지 알 수도 없고, 트윗 하나에도 변동성이 커지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 어떤 주식을 사고파는 단기 대응은 위험하다"며 "변동성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저가매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예상하지 않는다면 현 시점의 증시 레벨은 예상 가능한 악재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직전 저점(코스피 1980포인트) 형성 당시 무역분쟁 우려와 연방준비제도 정책에 대한 불안이 극단적으로 높아졌음을 고려하면 전 저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코스피가 2100선을 밑돌 때는 매수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관세율 상향은 장기화하기보다 협상 카드로 쓰일 가능성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대응하는 투자자라면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는 게 맞다"며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가격 부담이 적고 수급이 비는 업종이 나올 수 있어 코스피가 2100포인트 이하에서는 분할매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망 업종으로 기계와 조선, 자동차, 은행,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를 제시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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