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국책연구기관이 동남아 주요 3국의 소비재 수입시장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여타 FTA에 비해 매우 낮은 대아세안 FTA 활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농수산품과 의약품 교역을 방해하는 비관세조치는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일 내놓은 '한국의 대동남아 소비재 수출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조언했다. KIEP가 언급한 동남아 주요 3국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이다. 이들 국가의 소비재 시장이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최근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로서는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KIEP가 첫 손에 꼽은 전략은 FTA 활용 제고다. 다른 FTA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인 대아세안 FTA 활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 각 국가에 설치된 '한·아세안 FTA 활용지원센터'를 전체 아세안 회원국으로 확대하고, 국내에서는 관세청과 각 지자체의 FTA 활용지원센터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규판 KIEP 연구위원은 "소비재는 자본재나 중간재와 달리 문화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서비스무역이 활발할수록, 양국의 인터넷 인프라 구축 수준이 높을수록 교역이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국가의 수입 장벽은 비교적 높은 편으로 통관·인증 분야가 공통적으로 주요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해법으로 KIEP는 "부처 협의하에 '인바운드(외국 관광객 국내 유치)' 확대 같은 관광정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재 수출 활성화정책을 방송과 교육 서비스 수출 정책과 공적개발원조(ODA)와 같은 국제협력정책과도 연계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무역기술장벽(TBT)'과 '위생검역조치(SPS)'와 같은 비관세조치는 정부 고위급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봤다. 작년 3월 베트남의 비관세 장벽이 거세질 것을 염두에 두고 정상회담을 여는 등 적극적 대처가 효과를 봤다고 KIEP는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한국 제품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더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예컨대 인도네시아 화장품 수입시장의 경우 2002년부터 2016년 사이 한국은 연평균 35.7% 성장한 반면 일본은 26.4%를 기록했고, 중국은 22.9%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17년에는 한국 화장품 수입이 2016년 대비 45.7% 증가한 1213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오피시아빌딩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신남방정책특위 제2차 전체회의에서 주형철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