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방지 부실…광주은행, 과태료 600만원 제재

고객확인의무 미이행…신용정보 관리 소홀 적발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광주은행이 자금세탁방지 관리 소홀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법인고객의 실제 소유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의심스러운 거래에 대한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내부통제 문제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광주은

10일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제제내용 공개'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최근 당국으로부터 고객 확인의무와 신용정보 관리, 자금세탁방지 업무절차 등이 미흡하다며 과태료 600만원과 임직원 감봉 및 견책을 비롯해 모두 3건의 개선 처분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특히 광주은행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등의 운영이 철저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고객 확인의무와 고액 현금거래 보고의무다.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시스템 등의 운영상황을 모니터링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까닭이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은행은 2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금융거래의 상대방에게 지급하거나 영수한 경우 그 사실을 30일 이내에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광주은행에서는 2015년 3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일부 영업점에서 발생한 거래에 대한 보고가 누락됐다. 또한 법인 또는 단체인 고객의 신규계좌 개설 과정에서 실제 소유자 확인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등 고액 고객 확인의무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 이외의 법인 또는 단체인 고객이 계좌를 신규로 개설하거나 2000만원(외국환거래는 1만 달러 상당) 이상의 일회성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 은행은 실제 소유자의 성명과 생년월일 및 국적을 확인해야 한다. 당국은 해당 사안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에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통보했다.

 

아울러 의심스러운 거래 추출기준과 신원정보 관리 시스템 등 검증방안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고객 확인절차의 실효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고, 의심스러운 거래 보고 여부 판단을 위한 추출룰 운영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광주은행 자금세탁방지업무를 주관하는 준법감시부는 2013년 '자금세탁방지 혐의거래시스템 공통룰 컨설팅'을 실시한 이후 검사종료일까지 의심스러운 거래 여부 판단을 위한 추출룰 전반에 대한 검증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정보 등록 오류로 고객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 2017년 5월 카드사업부는 신용카드 연체대금 상환 등으로 연체사유가 해소된 신용카드회원을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카드대금 연체자로 등록했다. 이로 인해 해당 고객의 신용등급 하락과 신용카드 사용 정지 등의 결과가 초래되기도 했다. 당국은 한국신용정보원 신용정보 집중시 연체정보 오류 등록 관련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신용정보 집중이 누락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산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이밖에 예금 잔액 증명서를 부당 발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광주은행 한 지점은 지난 2015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거래처(예금주)의 요청에 따라 질권이 설정돼 있는 4개 거래처의 정기예금에 대해 기존에 설정된 질권을 해제한 후 예금잔액증명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예금잔액증명서를 부당하게 발급했다. 거래처 자금력에 대한 위장행위에 관여한 것이다.

 

은행법 제34조 및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은행 임직원은 변칙적·비정상적인 방법 등을 통해 업무를 취급함으로써 거래처의 자금력 위장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업무와 관련한 위규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기앞수표 등 거래 형태에 따른 입력 방법을 개선하고, 자금세탁방지업무 전담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근저당권 관련 여신이 상환된 경우에는 담보제공자로부터 근저당권 설정 유지 의사를 확인했는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해당 사항을 정확히 관리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및 전산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