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 공전이 길어지면 통상 여당 책임론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제1야당인 한국당에 대한 압력이 만만치않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패스트트랙의 '합의 처리' 관련 문구 조정은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지만, 합의 막판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을 각각 논의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연장 문제를 합의문에 담을 것을 주장하면서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자꾸 새 쟁점을 만들어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하면 국민이 결코 용납 못한다"며 특위 연장 문제를 별도 안건으로 다룰 것을 제안했다.
한국당 책임론이 특히 부각된 건 최근 여야 대표 모임 등 정상화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황교안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초월회' 오찬 모임에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불참했다. 국회 정상화에 머리를 맞대기 위한 자리였음에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바른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4당 대표만이 참여한 채 오찬 회동이 진행됐다. 여야 4당 대표들은 황 대표의 불참을 성토하며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당은 국회 공전 속에 열린 상임위 회의에도 잇달아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입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 회의에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참석해 접점을 찾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달 열린 국회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회의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의 회의 개최 거부로 제대로된 논의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처럼 한국당이 의사일정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민주당 뿐 아니라 바른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소수야당의 불만도 커지는 모습이다. 평화당에서는 이번주까지 국회 정상화 합의가 안 될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소집을 주장했고, 정의당은 국회 농성을 통해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의원들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