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를 추모하며 "여사님께서는 (김 전 대통령의) 아내와 영부인이기 이전에, 시대를 앞서갔던 선구자이자 시대의 흐름을 읽어냈던 지도자"라고 밝혔다.
문 의장은 14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이 여사의 사회장 추모식에서 "여사님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엄혹한 시절을 보내며, 상상할 수 없이 가혹한 시련과 고난, 역경과 격동의 생을 잘 참고 견디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당신께선 불모지와 같았던 이 땅에서 제1세대 여성운동가로 활동하셨다"며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고 높이는데 평생을 애쓰셨다. 대한민국 여성운동의 씨앗인 동시에 뿌리"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평생 민주주의 운동가였다"며 "1971년 대선에서 '만약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는 다짐은 민주주의를 향한 강한 신념과 확신의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신께서 평생을 통해 보여주신 범접할 수 없는 강인함과 인내는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며 "민주화 운동의 어머니로서 존경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며 "김대중 대통령님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와 정의,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생을 바쳐 온 힘을 다해 노력하셨다"고 했다.
문 의장은 "마지막 유언마저도 '국민을 위해,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사시기 바란다'고 하셨다"며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남아있는 우리들의 몫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각오로 그 꿈을 완성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이희호 여사의 마지막길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