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사진)이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조 부회장은 24일 오후 5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사카로 떠났다. 일본 출장 이유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고생이 많다”는 말로 응대했다.
재계에서는 조 부회장의 일본 긴급 출장이 최근 일본의 무역보복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달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을 규제한데 이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해 당장 큰 타격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초프리미엄 가전제품인 ‘시그니처’ 라인업 등을 일본 시장에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소니, 파나소닉 등과 함께 일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3강 체제를 구축하며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LG전자의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는 계절성 꽃가루의 영향으로 일본 판매량이 50% 증가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일관계가 경색될수록 일본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대일본 수출과 일본으로부터 부품 수입 역시 한층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G전자는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한일 무역 상황이 안 좋아지면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는 일본 정부의 무역 제재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은 대책 마련 등을 위해 이달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일본 출장은 예정돼 있던 정기적인 방문”이라며 “거래선과 법인을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