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주요 그룹들이 실적 악화에도 고용은 지난해 동기 대비 1만명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대 그룹 중 삼성·SK·LG 등 3개 그룹은 직원 수를 일제히 늘렸다.
19일 4대 그룹 상장사의 직원 수를 분석한 결과, 6월말 기준 삼성의 16개 상장사 중 10개 상장사의 직원 수가 지난해 말에 비해 늘었다. 삼성 직원은 6월 말 19만4348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688명(1.4%)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의 직원은 2033명(2.0%) 늘어난 10만5044명으로 집계됐다. 업황이 좋지 않은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등에서는 직원 수 감소가 나타났다.
SK는 6월말 기준 18개 상장사 직원 수는 5만901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2752명 늘었다. SK네트웍스, SK바이오랜드 등 3개사만이 직원 수가 소폭 줄었다. SK하이닉스(1796명·6.9%), SK텔레콤(419명·8.5%) 등의 직원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9413억원)에 비해 80% 가까이 급감했음에도 고용은 늘린 셈이다.
청와대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4대 그룹 총수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뉴시스
LG의 12개 상장사 직원 수는 11만9021명으로 작년 말보다 3388명(2.9%) 늘어 10대 그룹 중 증가 인원이 제일 많았다. 계열사 중에서는 LG전자(3177명·8.4%)와 LG화학(1236명·6.7%)의 직원 수가 크게 증가했다. LG전자 직원 수는 올 상반기 4만명을 돌파해 4만875명까지 늘어났다.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인원이 1291명 줄어들면서 직원 수가 3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직원 수가 감소했다. 현대차는 11개 상장 계열사 중 6곳의 직원 수가 줄어들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95명, 205명 감소했다. 기아차는 직원들 일부를 영업직에서 생산직으로 전환하며 내부 갈등이 일어났고 현대차는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면서 직원 수의 자연 감소가 진행됐다. 다만 양사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모두 직원 수가 늘어났다.
10대 그룹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래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고용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일자리 창출에 힘써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악화 속에서도 고용을 늘리는 사회적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