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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리츠 물꼬 틀까…리테일리츠 한계 극복해야
짭짤한 배당수익률에 리스크 최소화…냉각된 IPO 시장서 관심 집중
입력 : 2019-09-0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롯데가 본격적인 상장 리츠(REITs)에 대한 공모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앞선 실패 사례인 홈플러스리츠와의 차별성에 집중하고 있다. 여전히 상장리츠가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롯데리츠는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은 물론 추가 자산편입을 통해 글로벌 리츠 수준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리츠 CI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츠는 오는 23일부터 10월2일까지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 희망가는 4750~5000원으로 이번 공모를 통해 최대 43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롯데리츠를 올 하반기 최대 관심주로 꼽고 있다. 주식시장이 냉각되면서 잇달아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늘어난 데다 다음달 수요예측을 하는 기업도 손에 꼽을 정도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리츠는 공모 규모만으로 올해 가장 사이즈가 큰데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리츠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어 흥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롯데리츠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리츠는 높은 신용등급과 리테일 운영능력을 보유한 롯데쇼핑과 장기 책임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보유자산 전체에 대한 공실 및 관리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롯데쇼핑이 지급하는 고정임차료(연 1.5% 인상) 재원으로 투자자에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 기준 목표는 연 6.3~6.6%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리츠는 당시 편입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평가에 부정적이었다”며 “현재 증시에서는 자금을 투자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밸류에이션 평가를 통해 충분히 투자 매력을 체크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롯데리츠는 지난 7월말 담보부 사채를 발행하면서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로부터 각각 AA-의 신용등급을 획득, 다른 상장리츠와 차별화했다. 또 롯데리츠의 편입 자산을 롯데쇼핑 백화점 4곳, 마트 4곳, 아울렛 2곳 등 안정적인 자산가치 상승을 고려해 유동인구가 높은 상업지역의 리테일로 선별해 구성했다.
 
자산을 추가로 편입할 가능성도 높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리테일 점포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ROFO)를 갖고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로 자산을 취득할 수도 있다.
 
반면 리테일에만 투자한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불확실한 경제상황 때문에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어서다. 이같은 기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리츠 담당 연구원은 “아마존이 3~4년 전 급격히 팽창하면서 글로벌 리테일시장도 침체기를 겪었고, 리테일 관련 글로벌 리츠의 주가도 낮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주로 공장이나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을 위주로 한 산업용 리츠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 업계는 롯데리츠 상장으로 리츠 시장이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리츠의 시가총액 비중은 이달 초 기준으로 전체 주식시장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싱가폴은 리츠 비중이 13.4%이며, 일본은 2.5% 수준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진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상장된 리츠는 규모가 작은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도도 낮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리츠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선 규모가 큰 리츠 상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리츠 측은 “공모금액과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내 최대 상장리츠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의 유기적·비유기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 공모 후에도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신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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