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에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 OTT 시장 자체가 확대되는 가운데 유튜브,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OTT 사업자들은 사업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규모의 경제가 녹록지 않은 중소 OTT 사업자들이 서비스 종료 선언에 나섰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점유율 5위인 현대HCN은 자사 OTT 에브리온TV 서비스를 이달 30일 종료한다. 에브리온TV는 현대HCN과 판도라TV가 협업해 지난 2012년부터 제공했던 서비스로, 한때 250여개 채널을 갖추고,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지원했다. KT스카이라이프도 TV 기반 OTT 서비스인 텔레비(TELEBEE)를 종료할 예정이다. VOD 서비스는 이달 30일, 지상파 실시간 방송은 올해 말 각각 종료된다. 이 회사는 2017년 9월 약정없이 원하는 채널을 골라볼 수 있는 텔레비를 출시했다.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 9개 채널로 구성된 기본팩을 비롯해 영화, 스포츠 등 채널당 550원 정도의 요금을 내고 선택적으로 골라볼 수 있는 상품이었지만 콘텐츠 수급비용 부담과 한정적인 가입자 영향으로 서비스를 접게됐다.
국내에서 OTT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사업자들이 설 자리는 넓지 않은 실정이다. 자본력을 갖고 있는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공세가 지속되는 까닭이다. 실제 8월 기준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애플리케이션(앱)은 유튜브로 나타났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 이용시간이 총 460억분으로 조사됐다. 2위를 기록한 카카오톡(220억분)의 2배 이상이며, 네이버(170억분) 등을 압도한 수치다. 넷플릭스도 국내에서 가입자 25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넷플릭스 가입자 대다수는 유료가입자다. 2016년 한국에 진출 당시 가입자 확대 정도가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기묘한 이야기 등으로 국내의 미드 마니아를 사로잡았고, 옥자, 킹덤 등 대작을 연이어 내놓으며 가입자 저변을 확대했다.
시청자가 SK텔레콤 OTT 서비스를 보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글로벌 OTT 성장세에 치여 일부 사업자들은 서비스를 접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해 OTT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행보도 분주한 상황이다. 특히 통신 가입자를 대거 확보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을 중심으로 OTT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푹을 합친 통합 OTT 서비스 웨이브를 이달 18일부터 내놓는다. 방송콘텐츠는 물론, 영화,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KT 역시 올레tv 모바일 리뉴얼을 준비 중이며,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후 OTT 사업을 개편하는 것이 검토 중이다. OTT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딜라이브는 OTT 콘텐츠 확대에 나서고 있다. 1인 미디어 콘텐츠만을 모아 MCN 전용 앱을 론칭하는가 하면 유아전용 무료콘텐츠, 웹툰 콘텐츠 등을 추가했다.
지난해 5136억원 규모였던 국내 OTT 시장은 2020년엔 78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세가 예상되는 국내 OTT 시장에 자본이 몰리면서 규모의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시장에서 글로벌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에 맞설 수 있는 사업자 위주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독자적인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