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정부가 세운 목표치를 매해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감축 비중을 확대하는 등 정부차원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산업계 전반에서 감축의 속도가 느려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료/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6일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910만톤 정도로 추산됐다. 이는 정부가 2014년 발표한 '국가온실가스 감축 2020'의 목표치인 6억1430만톤을 초과한 수치다. 무려 9480만톤을 더 배출한 것이다.
2017년 목표치와 실제 배출량이 차이를 보인 데에는 산업 분야 발전량이 11%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2017년에는 2016년과 대비해 석탄, 석유, LNG 발전량은 총괄적으로 2.4% 증가했다. 2017년 석탄발전소가 신증설된 영향이 배출량 증가에 영향을 준 것이다. 또 철강, 석유, 화학산업 생산량 증가로 배출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도 총량을 끓어올린 요인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해마다 목표 배출량과 실제 배출량이 큰 차이를 보였다. 2014년의 경우 목표배출량은 6억591만톤이었지만 실제 배출량은 6억9090만톤, 2015년은 목표치 6억3780톤에 배출량 6억9290톤, 2016년은 목표치 6억2120톤에 6억9410톤이 실제 배출됐다.
지난 1990년(2억9290만톤) 대비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지난 2016년까지 136.9% 증가했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감률은 온실가스 감축제도인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가 시행된 2012년 이후 2014년 이후 배출량 증가세는 다소 둔화되는 추세다.
국내총생산 증감률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감률 차이도 감소 추세다. 2015년 실질국내총생산은 1467조원으로 전년(1427조원) 대비 2.8% 증가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 증감률은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6년 실질 GDP는 1510조로 전년대비 2.9% 증가한 데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0.2% 증가했다. 다만 2017년은 실질 GDP가 3%증가 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에 비해 0.25%증가하면서 배출량 증가율이 다소 높아졌다. 최형욱 온실가스종합센터 연구관은 "배출량이 많이 줄진 않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감축 전략에 따라 과거에 비해서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목표치에 업계가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철강과 시멘트 등의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원을 바꾸며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기하고 있지만, 생산성 효율과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한 에너지 전문가는 "정부가 다양한 정책적 수단과 사회적 인식 전환을 통해 전력 수요관리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배출량이 많은 산업의 감축 효과가 단번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배출권 거래제 등의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 감축량이 많은 사업장에 인센티브를 강화해주는 등의 방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에너지 수요관리 강화, 효율화, 저탄소 산업 육성 등을 통해 감축 목표를 설정하되 로드맵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강해질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2차 배출권 할당계획에 배출권거래제 적용대상 591개 업체들의 2018∼2020년 배출허용총량을 총 17억7713만 톤으로 정했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