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국내외 폐 손상 및 사망사례가 발생하자 사용 중단을 강력 권고하고 나섰다.
23일 정부는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해 '폐손상 및 사망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국내에서도 유사한 의심사례가 신고됨에 따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안전관리를 위한 2차 대책을 마련하면서, 안전관리 체계가 정비되고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는 23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안전관리를 위한 2차 대책'을 발표하고 안전관리 체계가 정비되고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해성은 미국에서 먼저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질환 환자는 1479명이며 사망자는 33명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0일 이후 현재까지 1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담배의 법적 정의를 확대해 연초의 줄기·뿌리 니코틴 등 제품도 담배 정의에 포함할 방침이다. 담배 제조·수입자는 담배 및 담배 연기에 포함된 성분·첨가물 등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또 청소년·여성 등이 흡연을 쉽게 시작하도록 하는 담배 내 가향물질 첨가를 단계적으로 금지한다. 청소년 흡연 유발 등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제품회수, 판매금지 등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는 국회에서 계류 중인 '담배정의 확대 법안'과 '담배 유해성분 제출 및 공개 의무화 법안, '가향물질 첨가 금지 법안' 등의 법안 통과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쥴랩스코리아의 우재준 상무(뒷줄 오른쪽)와 케이티앤지(KT&G) 김정후 NGP 개발실장(뒷줄 왼쪽)이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에 대한 질의에 답변을 하는동안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및 폐손상 연관성 조사를 신속히 완료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전문가 등 민·관 합동 조사팀을 구성해 응급실·호흡기내과 내원자 중 중증폐손상자 사례조사를 실시해 전방위적으로 추가 의심사례를 확보하고 임상역학조사연구를 통해 연관성을 밝힌다.
질병관리본부는 국가통계자료와 건강보험자료를 연계, 분석해 폐손상과의 연관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을 통해 의심사례를 적극 수집해 이를 질병관리본부와 공유해야 한다.
식약처는 제품회수, 판매금지 등을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액상형 전자담배 내 유해성분 분석을 11월까지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내 유해성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전자담배 기기 폭발 등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전자담배 기기장치 무단개조 및 불법 배터리 유통판매 집중 단속하고, 법위반자는 형사고발 등 조치한다.
정부는 네이버나 G마켓 등 통신판매중개업자와의 협조를 통해 안전인증이 없는 불법 배터리의 온라인상 유통과 판매를 제한하고 불법 배터리의 위험성과 위법성을 적극 홍보해 제품안전관리원을 통해 불법 배터리 신고 접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니코틴액 수입업자 및 판매업자 대상으로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과 통관절차도 강화한다. 중국이나 미국 등 수출국 내 영사관 등 재외공관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니코틴액 제조·수출자, 제조공정에 대한 검증을 실시한다. 줄기·뿌리 니코틴 관련 세액탈루, 부정·허위신고 혐의에 대한 철저한 관세 범칙조사 및 세액심사도 추진한다.
액상형 전자담배 불법 판매행위 단속도 강화한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한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행위 단속 강화하고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통해 계도·홍보를 실시한다.
복지부는 유해성 및 연관성 규명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지속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하고 중증 폐손상 및 사망사례 등 관련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달 16일 뉴욕의 판매점에 전시된 흡입식 액상 전자담배 상품들. 미국의 대형유통회사들은 사망과 발병이 잇따라 발생한 이 제품들에 대한 당국의 규제강화 움직임에 대비해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중증 폐손상 및 사망사례가 다수 발생한 심각한 상황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와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국민의 생명,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국회 계류 중인 담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법률안이 조속히 처리될 필요하 있고 정부도 이에 적극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법률안이 개정되기 전까지 사용중단 강력 권고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취할 것”이라며 “효과적으로 금연정책 추진과 담배제품 안전관리 할 수 있도록 담배제품 안전 및 규제에 관한 법률 제정 방안을 검토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