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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가 공공기관 퇴직금?…혈세로 마일리지 쌓고 사유화
입력 : 2019-10-24 오후 3:49:2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내 67개 공공기관 기관장과 임원들이 공무 출장 시 적립한 항공마일리지를 퇴직할 때 개인 몫으로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기관장·임원의 공무 출장 시 적립된 마일리지를 사유화한 규모는 1400만마일에 달했으며, 이는 인천에서 뉴욕을 200번 왕복 가능한 수준이다. 
 
(제공/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분석한 해외출장이 많은 67개 공공기관의 '최근 5년간(2015년~2019년 9월 현재) 역대 기관장 및 임원의 퇴직 시 보유 공적 항공마일리지 처분 현황'에 따르면 각 기관의 기관장·임원 302명이 공무 출장을 통해 적립한 항공마일리지는 1491만2671마일에 달했다. 이중 1397만4543마일(93.7%)이 퇴직 시 모두 개인에게 돌아갔다. 
 
공공기관들은 업무상 출장으로 쌓이는 항공마일리지를 공무에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공적마일리지제'를 운영 중인데, 이를 1마일 당 20원으로 환산하면 2억7949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대한항공 기준 평수기 인천-뉴욕 간 왕복 이코노미 좌석 구입에 7만마일, 중국 북경·일본 도쿄까지 왕복에 각각 3만마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뉴욕까지 200회, 중국·일본으로 465회 왕복할 수 있다.
 
67개 기관의 기관장·임원 중 개인에게 귀속된 마일리지가 30만마일 이상인 곳은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으로, A 전 이사장이 33만9376마일, B 전 사업이사가 31만 4840마일을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만 마일리지 이상을 가져간 경우로는 한국수출입은행 C 전 은행장이 29만6200마일, 한국은행 전 임원 D·E·F가 각각 25만4796마일·23만3887마일·22만6231마일, 부산항만공사 G 전 사장 23만188마일, 한국석유공사 H 전 본부장이 22만9955마일, 한국광물자원공사 I 전 사장이 21만1000마일을 가져갔다. 
 
공공기관의 직원 마일리지 사용률도 저조했다. 최근 5년간 적립된 2억9927만마일 중 3087만마일만 사용해 사용률이 10.3%에 불과했다. 67개 기관 중 22개 기관의 사용률이 0%였으며, 한국산업은행의 경우 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현황 파악조차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기준 의원은 "공공기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중앙 부처까지 합산할 경우 퇴직 시 개인에게 귀속된 공적 마일리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활용률 저조 문제에 더해 향후 소멸되는 마일리지까지 생겨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에 우선해 공적 마일리지를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항공사와 논의를 통한 공적 마일리지의 기관별 적립 방안 등 마련이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제공/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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