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잠룡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측근들의 공천에 공을 들이는 물밑작업이 갈수록 치열해진다는 후문이다. 현정부 집권 후반기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차기 대권가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잠룡들의 영향력을 측정할 가늠자다. <뉴스토마토>는 이들 유력 대선주자 7인의 인맥을 살펴보고, 그 중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들을 소개한다. 4일 이낙연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6일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 7일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8일 이재명 경기지사, 11일 박원순 서울시장, 12일 김경수 경남지사 순으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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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미 4선 의원으로서 의회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역대 최장수 총리를 기록 중이다. 행정력과 정치력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다. 다만 내년 총선까지 총리직을 이어갈 경우 '엄정한 선거관리' 책무가 주어지는 만큼 역할 공간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여권 내에서는 이 총리가 연말 개각 때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해 총선 간판으로 지역구에 출마하거나 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총리실 출신의 이상식 전 민정실장과 지용호 전 정무실장, 호남 인맥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이개호 의원 등이 이 총리의 '전초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내년 총선이 정치 인생의 승부처다. 황 대표는 지난 2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으면서 정치 초년생이면서도 보수당 당수로 데뷔하는 저력을 뽐냈다. 직후 4·3 재보궐 선거에서는 측근인 정점식 의원을 당선시키는 데 일조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총선 성적표에 따라 차기 보수 주자의 위상이 판가름 날 것이란 관측이다. 그가 정권 심판론을 띄우는 총선 전략을 잘 지휘하면서 한편으로는 중도·청년층 민심을 끌어당길 수 있는 유능한 정당의 면모를 입증하느냐에 정치적 운명이 달린 셈이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가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구에 출마해 야권 바람을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의 측근들로는 영남권 의원들을 비롯해 박맹우 의원, 추경호 의원 등이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이 내홍으로 분당할 지경에 이르자 당 창업주인 안철수 전 의원도 최근 몸값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다시 중간지대 가치가 높아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독일 유학을 끝낸 안 전 의원은 미국 유학길을 택해 정계복귀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총선 국면에서는 그가 정치무대에 복귀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야권 재편이 본격화하면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당 안의 당 격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출범시킨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도 주목받는다. 유 전 대표의 정치적 부활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에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 전 대표는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출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유 전 대표에 대한 지역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아 험로가 예상된다. 다만 보수 대통합 논의가 본격화하면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여권 내 손꼽히는 '잠룡'이다. 다만 이들은 이 총리와 마찬가지로 광역단체장 직을 유지하는 한, 적극적인 선거운동에는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의 경우 최근 민주당이 국회에서 주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에 직접 참석하거나 서초동 촛불집회에 얼굴을 보이는 등 측면 지원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이 지사와 김 지사는 모두 지난 대선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댓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당선무효형(이재명 벌금 300만원, 김경수 징역 2년)을 선고받은 후 각각 상고심과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이들의 운명은 향후 재판 결과에 달린 셈이지만, 이런 와중에도 측근들을 챙기며 총선을 대비해 진영 가다듬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