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0%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은 각각 2.3%, 2.4%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확장 재정 운용에 따라 설비투자, 수출,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자료/한국은행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0%로 기존 2.2%에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2.3%로 낮췄다.
한은은 거시경제 전망을 놓고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는 가운데 설비투자와 수출이 개선되고 민간소비도 내년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해 설비투자는 금년중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7.8%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향후 반도체, 디스플레이 투자가 개선되면서 글로벌 반도체경기 회복, 5G 도입 확대 등 IT부문을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 중 5.7%로 증가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IT 부문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교역량도 점차 회복하겠지만 투자여건은 업종별로 상이할 전망이다.
상품수출 역시 올해 -0.4%에서 내년 상반기 중 2.3%로 증가 전환될 전망이다. 통관수출의 경우 IT 부문은 반도체경기 회복에 힘입어 증가로 전환되겠으나, 비IT 부문은 석유류제품 단가 하락 지속 등으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내년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 등 사회안전망 강화대책은 저소득층의 소비여력 확대에 도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년중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실적 부진은 임금상승세 둔화를 통해 소비 증가를 제약할 수 있으나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건설투자는 -4.3%에서 내년 -3.6%로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선행지표 부진을 감안할 때 주거용 건물은 오는 2021년까지 공사물량 축소흐름이 지속되는 한편 비주거용 건물은 상업용을 중심으로 감소하겠으나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도시재생사업 착수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토목은 민간부문 발전소 건설 본격화, 정부 SOC 예산 증액 등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한은은 보고 있다.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 전망치는 올해 내수 1.4%p, 수출 0.6%p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수출(0.6%p)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내수(1.7%p)가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상방리스크 요인으로 △정부의 확장적 경기대응정책 △미중 무역협상 타결 등에 따른 글로벌 보호무역기조 완화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기조 확산을 꼽았다.
하방리스크 요인으로는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글로벌 교역 부진 지속 △홍콩 시위사태 격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중국의 내수부진 심화 등이 있다.
한편 한은은 오는 2021년의 성장률 전망치는 2.4%로 전망했다. 이환석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지난 7월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2.5~2.6%로 발표했지만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2021년 성장률 전망치는 2.4% 잠재성장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을 놓고 올해는 570억달러, 2020년 560억 달러, 2021년은 520억달러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중 상품수지 흑자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본원소득수지 흑자폭 축소로 금년에 비해 흑자규모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0.7%에서 0.3%p 낮춘 0.4%로 나타났다. 내년중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0%, 내후년은 1.3%로 더 높게 잡았다. 요측 물가압력이 약하고 복지 정책기조도 이어지겠지만 공급측 물가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금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