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차가 최근 제시한 내년 목표 영업이익률 5%에 대해 "결코 만만치 않다" 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를 저점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목표를 이루기 에는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4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25 전략'을 통해 내년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글로벌 산업 수요는 0.4% 증가에 그치겠지만 신차 효과로 이를 웃도는 판매를 기록하고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절감, 원가 혁신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원희 현대차 사징이 지난 4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경영목표 등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현대차와 다소 거리가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현대차의 내년 영업이익률은 평균 4.4%로 0.6%포인트 낮다. 개별적으로 봐도 5%를 예상하는 곳은 없다.
영업이익 규모로 보면 현대차는 내년 5조4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현재 예상치 4조7000억원보다 7000억원이 많다. 올해 예상치 3조5606억원보다 영업이익이 50% 이상 늘어나야 하는 수치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2012년 10%대를 기록했고 2016년까지도 5%대 이상을 유지했다. 그러나 당시는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던 시점이고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5%의 영업이익률은 다소 무리한 수치로 보인다"며 "경쟁사의 전기차 출시로 인한 관련 수익성 악화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수요 둔화, 올해 대비 원달러 환율 강세에 따른 비용 증가폭 확대 등이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용으로 처리될 연구개발비가 증가한다는 것도 내년 영업이익률 5% 달성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현대차는 이번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연구개발비를 2월 발표 때보다 6조원 이상 늘리기로 했다. 연구개발비가 연간 1조원 증가하면 영업이익률은 1%포인트 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콜 등 품질 관련 비용도 변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쎄타엔진 이슈가 마무리 단계란 시각이 많지만 이런 악재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안심하기 이르다"며 "관련 비용이 막대하고 그만큼 실적에 악영향이 커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리콜과 엔진 이상 진단 시스템 부착 등에 3000억원을 썼고 올해 3분기에도 보상금과 충당금을 합쳐 모두 6000억원이 쎄타엔진 관련 비용으로 들어갔다.
다만 현대차의 영업이익률 목표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란 시각도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일회성 비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영업이익률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3세대 플랫폼을 적용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시장의 기대를 넘는 수준으로 나타난다면 5%대의 영업이익률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2025년 8%란 목표에 대해서는 아직 수익성 개선 본격화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달성 여부보다 현대차의 지향점이란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