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정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와 올해 줄어든 판매 대수가 소폭 늘어나겠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수준이란 분석이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은 지난 27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2020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을 주제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정기 세미나에서 "신흥 시장의 소폭 회복에도 미국과 서유럽이 부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세계 자동차 연간 판매.자료/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올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8695만대로 지난해 9153만대보다 5% 감소하고 내년에는 0.4% 증가한 873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올해 10% 감소한 중국이 3.9% 증가하고 인도와 브라질, 아세안은 각각 3~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서유럽은 3%, 미국은 1.6% 감소를 내다봤다.
이 소장은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갈등 장기화로 자동차 구매심리가 둔화하고 신차 가격 부담 탓에 중고차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며 "유럽은 CO2 규제 강화에 따른 완성차업체의 판매물량 조정으로 감소세가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시장은 경기 부진이 지속되겠지만 신차가 다수 출시되면서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지속과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이 부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세계 시장에서의 SUV와 고급차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소장은 "지난해 34.2%였던 SUV 비중은 올해 35.6%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36.9%로 증가하면서 비중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고급차는 판매 대수 증가율이 올해 0.6%에서 내년에는 2.8%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차도 주요 업체의 배터리 전기차 신모델 출시가 늘면서 판매가 29.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소장은 "선진 시장은 정체돼 있고 신흥국 중에서도 중국이나 러시아도 어느 정도 성숙했는데 이들을 대체할 만큼 규모와 성장 폭이 큰 곳이 없다"며 "중국이 살아나야 하는 데 경제성장이 약화하고 있고 자동차 판매도 여기에 수렴한다면 물량이 크게 늘어나기 힘들어 9000만대 판매 회복이 요원하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