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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위기가 기회다)정유업계 'IMO 2020'으로 수익성 악화 돌파
화학업계, 계열사 합병·분사 등 조직 개편 활발
입력 : 2020-01-02 오전 6:42:09
[뉴스토마토 전보규·김지영 기자] 정유화학업계는 작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중국발 공급과잉 등이 업계를 짓눌렀다. 올해는 상황이 좀 나아지겠지만 크게 반전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유화학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연료 환경 규제와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 등을 돌파구로 최악의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국내 정유사들은 저유황유 수요 급증에 대비해 관련 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올해부터 시행된 'IMO 2020'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IMO 2020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선박 연료유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다.
 
SK에너지가 약 1조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VRDS 공사 현장. 사진/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 중 가장 먼저 저유황유 생산설비를 만들었고 세계 최초로 친환경 선박 연료 브랜드인 '현대 스타'를 출시하기도 했다. SK에너지는 1조원을 투자해 울산 SK Complex(CLX) 내에 건설 중인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이달 중 완공해 3월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S-Oil은 잔사유에서 황을 제고하는 설비를 증설 중이고 GS칼텍스도 고유황 중질유를 정제할 수 있는 설비를 마련했다.
 
에너지 관련 글로벌 리서치 '에너지 애스펙츠'는 올해 전 세계 해상연료유 하루 수요 300만배럴 중 저유황유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서고 이후 200만배럴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학업계에서는 조직 정비가 한창이다. 롯데케미칼은 핵심 계열사를 합쳤고 한화케미칼도 합병한다. 업황이 하락세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몸집을 불리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전날인 1일자로 100%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했다. 롯데케미칼은 전통적인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고 롯데첨단소재는 고부가 제품인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PC) 등을 생산한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연 생산 21만톤 규모 여수 PC 공장을 최근 증설한 가운데 이번 합병까지 마무리되면 세계 시장 3위권 PC 업체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첨단소재의 PC 연 생산능력은 24만톤으로 이 소재는 자동차 조명, 건축 등에 쓰이는 소재다. 아울러 에틸렌 중심 화학제품은 이번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여기에 롯데첨단소재 고부가가치 제품을 더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내부 화학사인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친 '한화솔루션'을 출범하는 내용의 임시주주총회 안건을 이날 처리한다.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부터 한화큐셀이 주력하는 태양광, 첨단소재까지 모든 화학 사업을 연결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이 한화솔루션의 핵심 직책인 전략부문장을 맡게 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성장이 멈춘 화학 사업 도약에 또 한 번 시동을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화 측은 이번 합병에 대해 "고부가 제품 개발로 도약을 모색하는 석유·소재 사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에 자리 잡은 태양광 사업을 통합해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사를 추진 중이다. 석유화학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사업 투자 확대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을 차단하고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부문 강화를 위해 대표를 교체하는 동시에 조직을 개편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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