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지방금융사들의 작년 실적이 금리하락과 지역경기 침체에도 선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개선 신호가 없는 대구·경북지역 DGB금융지주만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3일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BNK·DGB·JB금융지주 등 3대 지방금융의 지난 2019년 연간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2128억원으로 전년(1조2066억원)보다 62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BNK금융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5722억원으로 전년(5021억원) 대비 13%(701억원) 늘었다. 지난 2018년 기록한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다시 넘어서는 실적이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채권운용이익 등 기타부분이익이 이자이익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4분기에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대규모 충당금 적립현상이 사라지면서 실적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지난해 JB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3288억원으로 전년(3210억원) 대비 2.4%(78억원) 증가했다. 광주은행의 중금리대출 확대, 전북은행의 기업대출 증대 등 주요 자회사인 은행들이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수익률 방어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J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김기홍 회장이 취임하면서 지주의 내실 성장을 위한 사업 집중과 건전성 관리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DGB금융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118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방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1년 전(3835억원)과 비교해 18.7%(717억원) 감소한 수치다. 대구은행이 부실채권을 대거 매각하며 자산건전성 개선에 나섰지만 그만큼의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지방금융 간 실적 차이는 각 거점지역의 경기상황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BNK금융 거점으로 분류되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지역의 경우 2018년 수주한 조선업 물량이 올해 본격 건조되기 시작하고, 수주 규모도 지난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는 현대자동차가 생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은 주력 사업인 섬유와 의류가 수요 부진과 수출단가 상승에 맞물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경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으나 JB금융은 여신 포트폴리오를 수정해 대응 중이다. 다만 높은 수익성 만큼 연체율과 같은 건전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지방금융을 비롯한 금융권은 올해 NIM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지방금융들은 해외진출, 디지털 영업망·비은행 확대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모색하고 있으나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