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연구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게 수백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필요 연구비를 이중으로 청구하는 등 정부가 과학기술 혁신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사용하라고 지원한 개발비를 부정수급 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감시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등 7개 부처와 함께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정부지원금 집행실태를 점검해 총 267건의 연구비 부정집행 사례를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예산 상위 7개 부처의 지난 3년간(16년1월~18년12월) 종료된 사업 중 35개 사업으로 전체 예산은 5318억원 규모다.
대표적 적발 사례는 △연구장비·재료비 등 연구비 용도 외 사용 155건 △연구비 중복청구 23건 △세금계산서 취소 후 대금 미환입 89건 등 과기정보통신부 23건을 포함하여 총 267건이다. 이 중 환수 대상 규모는 245건, 환수 금액은 23억7000만원이다.
국무조종실 관계자는 "개별 부처단위 점검으로는 발견이 어려운 전자세금계산서 이중청구 및 취소 형태의 부정사례를 확인하기 위한 테마점검도 병행했다"고 말했다.
현장점검에서는 △연구 미참여 직원에게 연구비 지급 △연구원에게 연구비 미지급 후 유용 △과제수행과 무관한 장비 구입 △증빙이 미흡한 연구비 사용 등이 다수 적발됐다.
또 테마점검에서는 △서로 다른 부처 사업과제에 동일한 전자세금계산서로 연구비를 이중 청구하거나 △물품구매 후 계약해제·반품으로 전자세금계산서가 취소되었음에도 집행된 연구비를 환입하지 않아 연구비가 과다 집행되는 사례도 나왔다.
정부는 국고 환수를 비롯해 고의성이 의심되는 6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고, 일부 기관 및 연구원에 대해서는 향후 정부 연구개발에 참여를 제한하기로 했다. 또 관련 규정을 위반하거나 연구비 부당집행 관여한 사람에 대해서는 과실 정도에 따라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앞으로 연구비가 연구·개발 본연의 목적에 맞게 집행되도록 부정사용을 사전·사후에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인천 남부경찰서가 연구 자재 납품 업체와 짜고 정부 연구비 등을 횡령한 수도권의 모 유명대학 등 7곳 대학교수와 공무원·연구원·납품업자 등 142명을 적발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