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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코로나’ 피해 이번주 분수령…춘절연휴 종료에 촉각
자동차 부품업계, 이번 사태에 직격탄…타 업계도 상황 예의주시
입력 : 2020-02-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중국의 춘절 연휴가 끝나는 시점이 되면서 산업계가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이번주가 산업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 업체들은 부품수급 차질로 공장가동을 임시 중단했고 부품업체들은 존립 위기에 놓였다. 춘절연휴 이후 중국 공장이 정상 가동된다면 산업계는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만 사태가 지속된다면 심각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의 재고 소진으로 지난 4일부터 공장 가동을 멈췄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10일부터 조업중단에 들어가며, 르노삼성자동차도 11일부터 2~3일간 휴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당초 지난달 30일까지였던 춘절 연휴를 9일까지 연장했다. 산동성 정부가 6일부터 일부 공장의 가동을 허가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만약 신종 코로나 확신이 멈추지 않는다면 완성차 업체의 어려움을 넘어 부품업체들이 쓰러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울산시에 위치한 현대차 협력업체 공장의 작업이 중단된 모습. 사진/뉴시스
 
나기원 르노삼성수탁기업협의회 회장은 “11일부터 중국 공장의 가동재개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상적으로 라인을 돌리지 못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1차 협력업체 관계자도 “주변 업체들을 봐도 ‘정말 힘들다’는 반응”이라며, “다음주에도 중국 공장이 멈춘다면 국내 부품업체들도 쉬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토로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몇년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국내 부품업계의 영업이익률은 1차 벤더는 1~2%, 2차 벤더는 손익분기점 내외로 파악된다”면서 “이번 악재가 장기화되면 부품업계들의 존립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동차는 3만여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는데, 단 한 개 부품이 없어도 조립이 완성되지 않는 특징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들도 춘절 연휴 이후 중국 공장 재개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연휴 기간과 관계 없이 현재도 중국 공장을 돌리고 있다.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등의 문제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격리자에 대한 대체 인력 부족이나 물류 등에 차질이 있을 수 있어 대비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의 출국장이 한산해졌다. 사진/뉴시스
 
배터리, 항공 업계도 이번 사안으로 고민이 커지고 있다. LG화학은 난징 공장,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 공장을 춘절 연휴기간인 9일까지 문을 닫았다. 삼성SDI는 텐진, 시안에 배터리 생산공장이 있으며, 정상 가동 중이다. 하지만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생산된 물품을 보낼 수 없어 모두 유럽으로 물량을 보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기차 생산량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맞춰 배터리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자칫 자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항공 업계는 주요 운송 품목이 반도체와 IT, 전자기기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저가항공사(LCC)들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코로나 사태로 중국 노선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위기가 가중된 상태다. 
 
중공업 업체 중 삼성중공업은 중국 절강성 영파와 산동성 영성에 블록공장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중국에서 선박에 필요한 블록을 만들어 국내로 들여오는데 현재까지 재고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장 휴업이 연장되는 등 변수가 발생한다면 원자재를 국내로 들여와 국내에서 블록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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