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현재 수준인 AA-로 유지했다.
피치는 12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AA-(안정적)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한국 신용등급이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저성장에 따른 중기 도전과제에 있지만, 양호한 대외·재정 건전성과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했다. 사진/뉴시스
피치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8월 전망치와 동일한 2.3%로 전망했다. 재정 확대와 반도체 가격 회복, 무역정책 불확실성 완화 등이 긍정 요인으로 꼽혔다.
피치는 "정부가 재정 조기집행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020년 상반기도 정부 지출이 주요 성장 동인이 될 전망"이라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관광업과 소매판매 영향, 공급망 교란을 통해 하방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수출의 경우, 미·중 1단계 무역합의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됐지만 중국의 대미 수입 확대로 전환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일본 수출 규제의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라 보고, 기업 심리 위축 가능성이 있지만 공급망 교란 발생 여부는 불명확하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올해 정부의 재정 확대로 2020·202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를 1.5% 적자로 내다봤다. 한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38%에서 2020년 40.7%로 증가하지만, 이는 AA 등급 중간값인 39.5%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피치는 한국 정부가 단기 재정확대를 할 수 있는 재정여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하면서 "GDP 대비 부채비율이 오는 2023년 46%까지 증가할 경우 중기적으로 국가 신용등급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한국의 건전한 재정관리 경험과 GDP 대비 40% 중반대로의 부채 관리 의지가 재정 위험을 완화한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이어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금리를 25bp(1bp=0.01%)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높은 수준의 가계부체(GDP 대비 96.6%)는 경제 외부충격에 취약하고 중기 소비 전망을 제약하지만, 최근 증가 속도가 둔화됐고 거시건전성 정책이 저금리 상황에 따른 취약성 증가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