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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대비' 은행 정기예금 2년 연속 10%↑
작년 4대 은행 잔액 50조 증가…고비용성 예금 확대에 이윤 하락 압박
입력 : 2020-02-19 오후 3:36:36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은행들이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개편에 대비하고자 정기예금 잔액을 2년 연속 10% 이상 늘렸다. 고비용성 조달인 정기예금에서 수신 경쟁이 진행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정기예금 잔액은 530조6379억원으로 전년(481조2283억원) 대비 10.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도 잔액이 2017년(429조9517억원) 대비 11.9% 증가한 데 이어 2년간 매해 10%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들의 2017년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2016년말 대비 3.2% 증가에 그쳤다.  
 
신한은행의 잔액은 122조0729억원으로 전년(106조6839억원) 대비 14.4% 늘었다. 하나은행은 133조3673억원으로 11.2% 증가했으며, 국민은행 152조8807억원, 우리은행 122조3170억원으로 각각 8.7%, 7.2% 늘었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만 정기예금 잔액을 49조4097억원 늘렸다. 
 
은행 입장에서 정기예금은 고객에게 높은 이자(조달비용)를 지불해야 하는 고비용성 자금이다. 대출금리는 코픽스나 신규 잔액기준 코픽스 등 시장 금리에 연동하는데 반해 수신금리는 자금 필요에 따라 전략적으로 조절한다. 은행들은 2018년 3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신예대율 도입을 알리자 예수금 확보를 위해 수신액 조달 경쟁에 돌입했다.
 
4대 은행들이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부담을 느끼고 수신금리 인하를 망설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 비중이 크지 않은 외국계 은행이나 지방은행 그리고 신예대율 규제에서 여유가 있었던 농협은행은 일제히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새 규제에 적응한 은행들은 이달 들어선 예금금리 인하를 실시했거나 그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대비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잇따랐다. 지난해 4분기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46%로 1분기 대비 0.15%포인트 감소했다. 이 기간 우리은행의 NIM이 1.37%를 기록해 0.15%포인트 감소했으며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0.14%포인트, 0.10%포인트 감소한 1.41%, 1.61%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적인 고금리 제공 편익이 줄면서 1년 만기와 2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같아지는 현상도 발생했다.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기본이율의 경우 만기 1년부터 3년까지 금리가 연 1.50%로 동일하다.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 기본 이율도 1년과 2년 만기 금리가 연 1.45%로 같았고 3년 만기 이상부터는 연 1.55%를 제공한다. 신한·하나은행의 일부 상품도 이 구간 금리 차가 0.05%포인트에 그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장·단기 금리가 차이가 적다는 것은 장기예금의 이익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시장금리가 12~24개월까지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이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개편에 대비하고자 정기예금 잔액을 2년 연속 10% 이상 늘렸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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