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한숨' 쌓이는 중견 완성차 3사
코로나 19 여파에 노사 갈등·신차 효과 반감 등 고민 더해져
입력 : 2020-02-24 오전 6:01:02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로나 19사태로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중견 완성차 3사의 한숨이 유독 깊어지는 모습이다. 야심 차게 내놓은 신차의 생산 차질과 노사갈등, 신차 부재 등 가뜩이나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상황에서 희망을 품을 만한 호재를 찾기 힘들어서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21일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르노삼성은 SUV와 세단의 매력을 결합한 XM3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QM3는 르노삼성의 야심 찬 계획만큼 중요한 모델이다. 르노삼성의 명운을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QM3.사진/르노삼성
 
내수에서는 고군분투하고 있는 QM6의 부담을 덜고 부진한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르노삼성의 1월 내수 판매는 430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감소했다. 이 중 QM6가 3540대로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QM6는 지난달 전체 승용차 내수 판매 6위에 올랐고 SUV 중에서는 팰리세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등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QM6가 홀로 이끌어가는 셈이라 XM3가 인기를 얻으면서 순조롭게 판매량을 쌓지 않으면 르노삼성의 실적 개선 여지가 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XM3는 쿠페형 SUV란 차별화 포인트가 분명하고 관심도 높지만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경쟁 차량이 워낙 쟁쟁해서다.
 
기아 셀토스는 하반기에 출시된 작년에만 3만2000대가 넘게 팔렸고 지난달에도 3508대가 판매되면서 소형 SUV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트레일블레이저도 성능과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는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준중형급 시장을 양분하고 있고 연내에 완전 변경 모델도 출시 예정이다.
 
XM3는 수출에서도 중요하다. 위탁생산 계약이 끝난 닛산 로그의 자리를 대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그 물량이 줄면서 르노삼성의 1월 수출은 1930대로 작년 동기보다 77.3% 감소했다. 실적 반전을 위해선 르노그룹으로부터 MX3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을 배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노사갈등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등 관계자들이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한국지엠
 
한국지엠은 생산 차질로 머리가 아프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선보이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에서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주도한 차량으로 XM3처럼 한국지엠의 명운을 짊어진 모델로 불린다.
 
그런 만큼 한국지엠은 초기부터 마케팅에 열을 올렸고 카허 카젬 사장과 김성갑 노조 지부장을 비롯해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평공장에서 양산 기념식을 열고 이를 공개하는 등 여러모로 공을 들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출시 직후부터 호평이 쏟아지면서 폭발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관심도 뜨거웠다.
 
하지만 코로나 19사태로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국내 고객 인도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한국지엠은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 부족으로 지난 17~18일 부평 1공장을 휴업했고 21일에는 설비 문제 탓에 공장 문을 닫았다.
 
그러면서 신차효과는 반감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의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됐다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을 텐데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쟁 신차가 나오면서 관심이 분산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새롭게 선보일 신차도 없어 가장 갑갑한 상황이다. 기존 차들로 한 해를 보내야 하는데 다른 업체들이 대대적인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지난달만 봐도 소형 SUV 시장의 경쟁 심화 등으로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가량 줄었다. 완성차 업체 중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현대·기아차는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다. 현대·기아차는 코로나 19사태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로 공장 정상 가동은 난항이지만 제네시스가 렉서스를 밀어내고 미국 내구품질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는 등 주요 시장에서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소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