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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달라진 주총…전자투표 도입에 대리 투표 권유까지
주총 전 발열검사·좌석 간격 확대 등도 계획
입력 : 2020-03-02 오후 1:15:47
[뉴스토마토 산업부] 코로나 19가 기업의 주주총회도 바꿔놓고 있다. 직접 접촉을 줄이기 위해 전자 투표를 독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감염 우려가 있는 주주에게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는 곳도 등장했다. 열화상 카메라 설치와 마스크 비치, 평소보다 넓은 자리 배치 등 기업들은 주총장에서의 감염을 막기 위한 방역 대책 마련에도 고심 중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코로나 19 감염 가능성이 있는 경우 오는 20일 열리는 주총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의결권 대리 행사를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코로나 19 발생지역을 방문한 이력이 있거나 증세가 의심되면 위임장 제도를 활용해달라는 요청이다.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고 전자투표를 독려하는 등 주총 풍경도 변화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열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 모습.사진/뉴시스
 
접촉을 차단해 코로나 19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안건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세아베스틸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활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올해부터 전자 투표를 시행하는 현대제철은 주총 소집공고를 통해 행사 기간과 방법 등을 안내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자 투표를 하면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주주들에게 전자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도입한 전자투표제를 안내하는 동시에 오는 18일 주총을 차질 없게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총장 입구에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총 시작 전 발열 검사를 해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귀가 조치 등을 할 계획이다. 좌석 배치도 평소보다 간격을 넓게 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자동차, 한국조선해양 등 다른 주요 기업들도 전자 투표와 함께 현장 방역 강화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주총 관련 내용을 통지하면서 마스크 착용과 발열 검사 등에 관해 이미 안내를 했고 좌석별 거리 유지와 같은 현장에서의 추가 방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 19 관련 대응책을 고민 중이고 모든 계열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한화그룹도 주총이 이달 하순으로 예정돼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등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전자투표 도입 여부 등을 포함한 주총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코로나 19 감염증이 크게 확산하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에 본사를 둔 상장사 상당수도 아직 주총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5개사 중 주총 일정을 공시한 곳은 43개사(1일 기준)로 41%에 불과하다.
 
기업들은 주총이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이 가까워지면 코로나 19 감염 우려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는 있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가능성과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아마 다른 기업들도 모두 같은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투표제를 시행하지 않는 한 기업 관계자는 "주총을 취소할 수도 없고 오시는 분들을 못 오시게 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며 "일단은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 체온 측정을 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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