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5세대(5G) 통신 고가 요금제 라인업이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맞추려는 것이라지만, 실상은 고가 요금제 확대로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차원이다. 갤럭시S20 가입자를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 고가 요금제는 단말기 지원금이 커 가입자 확보에도 용이할 수 있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월정액 13만원인 5G 요금제 슈퍼플랜 프리미엄 플러스와 5G 시그니처를 내놓고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이들 요금제는 오는 5월31일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프로모션 상품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올해 1월1일자로 요금제 개편을 하면서 월정액 12만5000원의 5GX 플래티넘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요금제는 상시적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서울시내의 한 이동통신 판매점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통사들은 혜택을 넓혀 고객의 선택 폭을 확대하기 위해 고가 요금제 라인업을 늘렸다는 입장이다. KT의 슈퍼플랜 프리미엄 플러스는 기존 슈퍼플랜과 달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 슈퍼 VR 패스, 지니뮤직 등 콘텐츠 가운데 두 가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시즌 초이스, 월 1만1000원)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 5G 시그니처 상품의 경우 기존 최고가 요금제보다 테더링·쉐어링·가족 데이터 제공량이 각각 10GB씩 많다. 또 월 2만2000원의 키즈폰 요금제를 24개월 동안 함께 무료 제공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기존 요금 대비 비쌀 수 있지만, 부가서비스 등을 선택적으로 고를 수 있고, 가족간 데이터 공유나 키즈요금제 할인 등을 따져보면 전체 가족간 통신비는 낮출 수 있는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가 요금제의 잇따른 출시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결과라고 하지만, 실상은 이통사의 실적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높아질수록 이통사들은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높아지는 구조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기준 ARPU는 전분기 대비 오르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LG유플러스는 전분기 대비 0.2% 소폭 감소했지만,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8%, 0.6 늘어났다. LTE 대비 요금이 비싼 5G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ARPU도 성장한 것이다. 이통3사는 올해 5% 안팎의 ARPU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갤럭시S20 가입자 확보에도 고가 요금제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고가 요금제에는 공시지원금이 최대로 지원돼, 체감상 갤럭시S20 비용이 적게 느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13만원 요금제의 경우 한시적 프로모션이지만, 반응이 좋으면 정식 요금제로도 전환할 수 있다"며 "고객이 선택적으로 요금제를 고를 수 있도록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