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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형이 1억…LG전자, '롤러블 TV' 시장성 놓고 고심
코로나19 여파…'늦어도 3분기 출시' 지연될 가능성 높아
입력 : 2020-05-14 오전 6:02:1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세계 최초 '롤러블 TV'가 올해 하반기께 출시 예정인 가운데, LG전자는 시장성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가 CES 2020에서 공개한 롤업·롤다운 형태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OLED R'. 사진/LG전자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OLED TV R'의 출시 일정이 다소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디스플레이 수급 여건이 불안정한데다, 소비자 수요까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월 세계 최초 롤러블 TV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두께가 얇고, 곡면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는 OLED의 특성을 살린 제품으로, 높은 디자인 완성도 뿐만 아니라 공간 효율성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받았다. 공개 이후 CES에서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고, IDEA·레드닷·iF 등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휩쓰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CES 2020에서 이르면 올해 상반기, 늦어도 3분기까지는 롤러블 TV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가 언급한 출시 일정은 광저우 공장의 생산능력(캐파)이 차질없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상황을 전제한 것이었지만, 이후 각종 변수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당시 "롤러블 TV의 신뢰성 확보에 시간을 더 쓰기로 했다"며 "광저우 OLED 공장 양산을 시작하면 캐파(생산능력) 여유가 확보되는 만큼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3분기 내에는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65형 크기에 1억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대도 장벽이다. 애초에 일반 대중을 타깃으로 한 제품은 아니지만 수요를 예측하기 힘든 만큼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기는 어려워 단가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쪼그라든 상황에서 초프리미엄 시장 수요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시기가 늦춰진 만큼 기술 안정화에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시장에 보복성 소비로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고 명품과 같은 고가 제품에 대한 '보복성 소비'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시장에 공개된 65형 외에도 다양한 크기와 폼팩터 혁신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올초 CES2020에서 지난해 선보인 롤업 형식의 롤러블 TV 외에도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롤다운' 방식의 롤러블 TV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노출된 제품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LG전자의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제품 이외의 라인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구동하는 시스템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고려해야 될 요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모듈 기반으로 사이즈, 화면비 등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마이크로LED'를 통해 초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마이크로LED '더 월'을 146·219·292형 등 초대형 라인만 선보였지만 올해 75·88·93·110형 등 다양한 사이즈를 추가했다. 기존 마이크로LED 제품군이 상업용 시장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소비자 가전 시장 공략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가격대는 146형 기준 오디오 패키지까지 포함해 3~4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수율 안정화를 통해 새롭게 내놓을 제품군에서 안정된 가격대를 제시할 수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이크로LED 100형 이하의 제품군은 하반기는 돼야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영향은 있는 것으로 알지만 홈시어터에 대한 니즈는 분명 있기에 중동, 미국 등 부호들이 많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권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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