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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또 늘어난 아시아나…힘 실리는 HDC현산 철수설
1분기 부채비율 12배 급증
입력 : 2020-05-18 오후 3:38:31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빚이 또 늘었다. 1분기 부채비율이 전 분기보다 12배가량 증가하며 자본잠식이 눈앞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을 추진 중으로, 재무구조가 더 악화하며 매각 실패설에 힘이 실린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부채총계는 11조9701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903억원가량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자본은 대폭 줄면서 부채비율은 무려 1만6827%를 기록했다. 전 분기 1387%와 비교하면 1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에 적자가 쌓여 투자 금액(자본)을 까먹는 자본잠식에도 가까워지고 있다. 1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은 94%에 달한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이용하는 항공기 대부분이 리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유한 항공기의 60% 이상이 리스인데 전 세계 항공사들의 리스 비율은 50% 정도다. 대한항공은 리스 비율이 2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1분기 모든 항공사가 적자를 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타격이 컸다. 대한항공의 1분기 부채비율은 1124%로 전 분기보다 약 1.4배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비슷한 환경에서 1분기를 보낸 두 대형항공사가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해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 급증은 눈에 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1분기 부채비율이 전 분기보다 1.5배가량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항공사 상장사 6곳 중 아시아나항공 다음으로 부채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에어부산으로, 전 분기보다 약 7배 증가한 2064%를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다.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로 1분기 부채비율이 급증하며 매각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에어부산의 재무구조가 코로나19로 더욱 나빠지면서 시장에서는 HDC현산 인수 포기설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앞서 HDC현산은 인수를 위한 선행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을 무기한 연기했다.
 
코로나19 여파가 2분기까지 이어진다면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완전자본잠식은 보유 자산을 모두 소진한 상태로 1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에 남은 여유 자본은 2000억원대에 불과하다.
 
국토교통부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할 수 있는데, 명령 이후에도 나아지는 게 없으면 최악의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이라는 청사진에도 일단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러시아 기업결합심사 후 HDC현산에 인수 의사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는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하는 해외 6개국 중 5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는데 러시아만 코로나19로 심사를 미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HDC현산 인수 포기를 막기 위해 국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추가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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