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양극화 심화로 보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가 가장 단적인 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25일 강원도 평창 라마다 스위트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교육·정책 워크숍’에 참석해 이 같이 말하며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진단했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로 지난 2018년 1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제부총리 재임 시절 소득주도성장이란 기존 정부 경제 정책 기조에 혁신 성장과 규제 개혁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우리 사회의 계층 이동이 최근 얼마나 많이 끊겼는지 쉽게 볼 수 있다”면서 “어느 집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많은 것이 결정된다. 부모 소득과 대학 진학이 어느 정도 상관 관계가 있다”고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전 부총리는 최근 비영리 사단법인인 ‘유쾌한반란’을 설립했다. 말뿐인 큰 혁신보다는 사회를 보다 긍정적으로 바꿔나가기 위한 실천적인 작은 혁신부터 변화를 이끌어보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김 전 부총리는 청년 기업인을 만나 혁신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가 하면, 농촌과 어촌을 직접 들러 농어업 혁신에 관한 간담회를 여는 등 현장 위주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강대국의 조건도 제시했다. 포용과 혁신이다. 과거 강대국이었던 로마, 몽골, 영국, 네덜란드, 미국을 예시로 들었는데 이들 국가 모두가 포용과 혁신을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었다는 게 김 전 부총리의 생각이다.
그는 “로마는 포용 전략으로 카르타고와 칸나이 전투 이후 14년 동안 전쟁을 이어가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고, 영국은 주철 대포 개발로 당시 강대국이었던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치 중인 여야 정치권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어항에 많은 빨간 금붕어가 있는데 한 마리의 파란 금붕어가 들어오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으냐”며 “로마는 파란 금붕어를 끌어 안았다. 파란 금붕어는 장애인이나 취약계층일 수도 있고 소수 정당일 수도 있다”며 여당의 포용적인 자세를 간접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소공연은 김 전 부총리를 상임고문에 임명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5일 강원도 평창 라마다 스위트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교육·정책 워크숍’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평창=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