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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23 (금요일)

우리가 아직 통신강국이 아닌 이유우리나라는 통신강국이 맞는가. 무턱대고 자랑하는 ‘통신강국’, ‘통신대국’이라는 수식어가 누구를 위한 미사여구인지 궁금해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모바일 가입자수를 자랑하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미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통신서비스 수준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자랑도 비교할만한 기준이 마땅치 않다. 그럼에도 정부와 국회는 물론 언론까지도 한국이 통신강국이라는 수식어를 전가의 보도마냥 써대고 있다. ‘통신강국이니까’ 다른 나라에는 없는 ‘기본요금’도 내야하고 추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담합형’ 비싼 요금제도 감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정기획위가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요금폐지라는 대선공약 실천에 나서자 주무부처와 이동통신 대기업은 “기본요금을 폐지하면 적자로 전환될 수 있으며 오히려 소비자가 손해”라는 이상한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기본요금 폐지는 이미 물 건너간 것 같다. 심지어 정부는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을 제정, 시장경쟁을 막고 기업을 보호하는 장치까지 마련해주기까지 한다. 대리점들이 보조금경쟁을 벌이면 정부가 직접 개입해서 통신사를 제재하는 방식까지 구사하면서 단말기를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다. 전기요금도 올 여름 걱정되는 대목이다. 전기요금 역시 한국전력이라는 대기업이 독점하는데도 민간 대기업 흉내를 내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인, 전기절약을 유도한다는 명분아래 만들어진 ‘전기요금 누진제’는 온 국민을 옥죄는 흉기로 지난 여름, 온 국민의 원성을 샀다. 아직까지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지도 않고 부담은 고스란히 온 국민이 다시 져야할 판국이다.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신규원전 건설 중단 등으로 인해 향후 급등하게 될 전력원가를 충당하겠다며 당장 산업용 전기요금을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면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만 잡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도 오를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배워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일단 통신과 전기 분야의 중국부터 들여다보자. 중국을 싸구려와 짝퉁 혹은 뒤떨어진 기술을 갖고 있는 제조업 중심의 개발도상국이라고 인식하고 중국을 외면한다면 불합리한 통신요금과 전기요금을 자랑하는 우스운 ‘국수주의자’가 될 수도 있다. 인구수보다 많은 15억 이상의 모바일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을 ‘통신강국’이라고 할 수는 없더라도 통신대국은 맞다. 가입자 수 뿐 아니라 휴대폰제조와 판매량에서 중국은 세계 최고, 최대국으로 등극한 지 오래다. 통신서비스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중의 하나인 통신요금에서도 중국은 한국이 아예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중국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통신요금제가 무궁무진하다. 기본요금은 없다. 일정 금액이상을 쓰면 상당한 금액의 페이백을 주기도 하고 다양한 요금제로 소비자들의 욕구를 달래주고 있다. 대부분 선불요금제이기 때문에 데이터요금폭탄도 있을 수 없다. 지난 달 차이나 모바일과 차이나 텔레콤, 차이나 유니콤 등 중국의 3대 통신사는 3만원 선에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무제한 요금제를 동시에 출시했다. 200위안(약 3만3000원) 수준에서 15GB~40GB 정도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우리나라 요금에 비하면 최소한 3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파격적이다. 전기요금도 마찬가지다. 중국 가정에서는 전기요금을 은행에 가서 미리 돈을 주고 사서 쓰는 선불제를 채택하고 있다. 누진제라는 개념자체가 있을 수 없다. 쓰고 싶은 만큼 사서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합리적인 전기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해서 한 여름에 냉방기사용으로 인해 전력난을 겪기도 하는 나라에서 전기소비 억제를 위해 누진제를 도입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로 인한 이익을 민간기업이 독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에어컨이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선풍기 한 두 대로 폭염을 견디라고 온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은 독재시대에도 가능하지 않은 셈법이다. 중국을 우리가 배워야 할 제도가 도처에 산재해있는 ‘실용주의 대국’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제대로 공부할 때가 됐다.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한·미 정상회담, FTA 논의 준비 확실히 해야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28일 미국을 찾아 다음날인 29일이나 30일 쯤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정상은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이고, 트럼프는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강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이 간극을 얼마나 좁힐지가 관건이다. 특히 최근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웜비어가 결국 사망함에 따라 미국이 여론을 감안한 대북 정책 등 안보 관련 이야기가 많이 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해결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통상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줄곧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당선 3일 만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을 들였던 거대 경제권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탈퇴했고, 실패한 협정이라고 평가했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도 재협상을 합의한 상태다. 여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은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트럼프는 한·미 FTA를 '끔찍하다'고 표현했고, 미국인들의 일자리와 부를 뺏어간다고 언급했다. 올해 들어서는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폐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뒤 첫 전화 통화에서도 'FTA 재협상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북핵 문제에 앞서 FTA를 먼저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물론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 FTA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맺은 20개의 무역협정 재검토를 공식 지시했고,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6개월 동안 조사한 뒤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한·미 FTA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고, 정부는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언급될 것을 예상하고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 정상회담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북핵 등 안보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중대사안이지만 거세져 가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파고 를 넘지 못하면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치경제부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