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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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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핫100' 1·2위 동시 석권이란 말은 틀렸다

2020-10-20 14:17

조회수 :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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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빌보드 '핫100' 1·2위 동시 석권'
 
지난 주 포털사이트를 도배한 소식이다. 곡 'Savage Love'가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오른 것을 두고 국내 언론사들은 기획사가 뿌린 내용을 그대로 제목화시켰다. '방탄소년단이 또!', '한계 모르는 기록소년단', 'BTS 새 역사 썼다'...  이번 주 빌보드 2위에 오른 싱글 'Dynamite'와 결부시켜 BTS가 빌보드 1,2위를 동시 석권했다고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그것을 팩트라 보기엔 애매한 구석이 있다.
 
곡 'Savage Love'은 미국 뮤지션 제이슨 데룰로와 뉴질랜드 싱어 조시 685가 올해 6월27일 발표한 곡이다. 
 
발매 당시 '핫100' 81위로 데뷔했고 8월8일까지 7주간 차근차근 계단식으로 상승해 8위에 진입했다. 이 타이밍에 맞춰 발표된 방탄소년단 참여 리믹스 버전은 곡의 흥행세에 돛을 달았다. 빌보드는 통상 리믹스 버전의 성적까지 원곡에 포함시키는 차트 집계 방식을 쓴다. 메가톤급 팬덤 '아미'와 K팝의 힘이 원곡이 이룬 결과에 날개를 단 셈이다.
 
이를 두고 방탄소년단을 "빌보드 1·2위를 동시에 석권한 팀"이라 연결짓기에는 상당부분 무리가 있다. 리믹스 버전에 참여한 일일뿐 어디까지나 어디까지나 원곡의 저작자가 아니란 점에서다. 소속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에서는 협업에 참여한 가수가 단순 서포터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곡에 대해 충분한 책임과 권리를 갖는다"고 설명했지만, 어디까지나 원곡의 책임과 권리는 국경을 막론하고 원곡자에게 귀속되는 것이기에, "동시 석권"이란 말은 온당치 못하다. 
 
물론 방탄소년단이 피처링에 참여한 'Savage Love'가 1위에 오른 점은 마땅히 평가돼야 한다. 한국어 가사가 포함된 곡이 이 차트 1위에 오른 것은 최초며, 방탄의 참여로 곡이 1위한 것 또한 좋게 평가돼야 할 부분이다. 또 피처링이든 원곡자이든 1, 2위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그룹이 2009년 블랙아이드 피스 이후 처음이며, 차트 통산 5번째 그룹이란 점도 높게 평가한다.(역대로는 비틀스, 비지스, 아웃캐스트 블랙아이드피스가 있다.) K팝이 빌보드의 차트 생태계를 뒤바꾸고 있다는 점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소속사 자료를 부풀려서 내보내는 국내의 언론과 포털 사이트는 진실을 왜곡한다. 사실은 사실 그대로만 써져야 하고 그대로 평가돼야 한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핫100' 1·2위를 동시에 석권했다는 말은 틀렸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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