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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해경 "피살 공무원, 도박빚에 현실도피"…'자진월북' 결론

"정황상 실족·극단적 선택 가능성 낮아"

2020-10-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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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해양경찰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7)가 '자진 월북' 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종 직전까지 계좌추적 결과 지인 30여명에게 “꽃게를 사주겠다”며 받은 돈까지 도박으로 탕진하는 등 채무로 인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누리꾼들은 실종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단지 도박빚으로 월북 결론 내리는 것은 추측에 불과할 뿐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해경은 22일 '어업지도 공무원 실종 수사 관련 간담회'에서 "실종 공무원이 도박 빚으로 인한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경은 자진 월북 근거로 A씨가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던 점을 지목했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인터넷 도박 자금으로 1억2300만원을 사용했고, 채무는 3억3000만원에 달한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 22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피격 공무원 실종 수사 진행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은 "A씨는 동료와 지인 등 34명에게 꽃게를 사주겠다며 730만원을 받아 곧바로 도박 계좌로 송금했다"면서 "당직 근무 직전인 지난달 20일 오후 10시28분까지 도박을 했고, 오후 11시40분부터 야간 당직을 서면서 사무실 컴퓨터에 접속해 파일을 삭제, 다음날 오전 2시쯤 선박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해경은 자진월북이 아닌 실족 또는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A씨가 북측에서 발견될 당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착용한 정황, 북측 민간선박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고 월북의사를 표시한 정황 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해경 발표를 두고 누리꾼들은 정황만 두고 자진 월북으로 결론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3억원대 빚이 있으면 잠재적 월북자인가", "자진 월북이 아니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더 커보이는데", "해경 발표는 팩트는 없고 추정만 있다. 증거라고 제시한 것도 다 정황 증거일뿐 자진 월북을 증명하기에는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자진월북인지 아닌지, 도박빚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총격 사망, 시신훼손 당한 것이 문제 아닌가" 등의 반응을 내놨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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