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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시민단체, '검찰 인사 논란' 박범계 장관 직권남용 고발

"대통령 결재받지 않은 위법한 인사 발표"

2021-02-2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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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됐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22일 박범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박범계 장관은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정식 결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안을 발표했다고 한다"며 "이는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한 인사안을 발표한 것으로서 명백히 박 장관이 위법·부당하게 권한을 남용해 인사안을 발표한 법무부 직원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고, 대통령 인사권을 침해해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검찰총장은 박범계 장관과 검찰 인사를 논의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등 수사 대상에 올라 있거나 여권을 위해 정권 비리 수사를 덮는 등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는 인물에 대한 교체를 요구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박 장관은 이 지검장은 유임하고, 심 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사실상 영전하는 등 윤 총장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독단적인 인사안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는 검찰청법 34조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박 장관은 형식적인 만남만 가졌을 뿐"이라며 "윤 총장의 적절하고 합당한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것은 명백히 검찰청법 34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뿐만 아니라 사정기관을 총괄하고 고위 공직자의 인사 검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신현수 민정수석을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인사안을 결정해 일방적으로 발표를 한 것은 명백히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7일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조종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김지용 춘천지검장 등 4명을 9일자로 전보하는 내용의 대검검사급 검사 인사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 언론은 20일 박범계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식 결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일요일이었던 7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안 발표를 강행했고, 박 장관의 인사안은 사후 승인됐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했다.
 
청와대는 같은 날 출입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대통령 재가 없이 법무부 인사가 발표됐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무리한 추측 보도 자제를 당부드린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해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박범계 장관 사이에 이견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신현수 수석과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박범계 장관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인사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해 재가를 받아 공식 발표했다. 이에 신 수석은 사의 의사를 밝힌 후 휴가를 냈고, 이날 다시 출근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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