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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산재청문회)"낡은 계단 안 고치고 뭐 했나"…최정우 회장, 의원들 질타에 '진땀'

노웅래·임이자 의원 등 집중 질의

2021-02-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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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산재 청문회'에 참석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국회의원들의 집중 질의로 진땀을 뺐다. 최 회장은 이날 "최근 연이은 사고에 대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허리 숙여 사과했지만 의원들은 포스코의 안전 관리 대책이 미흡하다며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22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재 청문회에 출석해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여러 가지 시설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위원님들의 말씀을 듣고 반영해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포스코 최근 사망 사고와) 구의역 김군 사고, 서부 발전 김용균 사고는 판박이처럼 똑같다"며 "거대 설비에 껴 죽은 것으로, 기본적인 안전 규정인 (작업 중) 기계 가동 중지만 지켰어도 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진기 사고 현장을 방문했더니 계단이 너무 낡아 한 사람 외에는 올라갈 수 없었다"며 "2018년 취임할 때 안전시설에 1조1000억원 투자한다고 해놓고는 철제 계단 하나도 안 고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 의원은 안전 투자 사용 내역과 지출 명세서 제출을 요청했는데 포스코가 주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이밖에 포스코가 고용노동부의 감독을 앞두고 위험성 평가 보고서를 수정하라며 직원들에 조작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최정우 회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재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발생한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최 회장이 재무 전문가라 현장을 몰라 최첨단 디지털 시스템 같은 동떨어진 대책을 강조하는 것 같다"며 "정작 현장의 노동자는 2인1조 작업이 해결책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작업장 2인1조 근무 원칙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사망 사고의 원인에 대한 질의에 "포스코 제철소의 경우 50년이 넘은 노후 시설이 많고 관리감독자의 관리 노력도 부족했다"고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포항제철소만 보더라도 여의도 면적 3배에 달해 1조원을 투자했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22일 오전 열린 '산재 청문회'에서 인사하는 최정우 회장. 사진/뉴시스
 
이어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노후한 시설을 개선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지속해서 신속하게 안전 시설물을 개보수하면 산업재해는 상당히 줄 것이며 이를 통해 무재해 작업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작업장에서 최근 석달 새 6명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이날 최 회장은 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았다. 특히 최 회장이 청문회 직전 허리 지병을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하면서 이날 청문회 현장에서는 관련 질문을 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뒤 허리 염좌와 긴장 진단서를 첨부해 청문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책임을 가지고 청문회장에 와 유가족과 사망자에 사과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이에 최 회장은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고 답변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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