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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금융모집인 지각변동)②주담대도 언택트로…업계 전망 '흐림'

가계대출 성장에 작년 은행·저축은행 204명 ↑…대출규제 강화·중개플랫폼 성장에 앞길 '막막'

2021-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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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활동하는 대출모집인 수는 최근까지 증가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강화한 부동산 규제로 올 들어 대출 공급이 줄고 있는 데다 금융권의 비대면 시스템 전환, 대출중개플랫폼 확대로 이 같은 증가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서류를 비롯해 개별적으로 여러 가지 확인 절차가 필요해 모든 과정을 비대면화하기가 쉽지 않아 대출모집인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에 등록된 대출모집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3722명이던 대출모집인 수는 2019년 말에는 3877명, 2020년 말 3952명으로 늘었다. 은행에 비견되는 높은 수는 저축은행이 은행보다 영업점·가용인원이 적은 탓에 부족한 접근성과 영업력을 대출모집인을 통해 대체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에도 대면 영업 채널인 대출모집인 증가세가 유지된 데는 지난해 높았던 가계대출 성장 영향이 주효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1년 사이 100조5000억원 급증했다. 지난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이다. 이 중 대출모집인이 주로 담당하는 주택담보대출 영역에서만 68조3000억원이 증가해 이들의 활동 영역은 어느 때보다 컸다.
 
다만 향후 대출모집인의 성장세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대출 공급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반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차주 단위 전환 도입, 고액 신용대출의 원리금 상환 의무화 등을 예고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은행의 대출 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3~6%에서 그 이하로 낮추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면서 금융사들이 그간 대출모집인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주담대를 비대면으로 가능하게 하려는 시도도 늘었다. 케이뱅크, 농협은행은 아파트담보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요 은행들과 저축은행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또 핀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출중개플랫폼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대출모집인 시장을 위협한다. 대출중개플랫폼에 상품을 내놓기 소극적이던 은행들도 지난해부터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3월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도 대출모집인 규모를 위축할 수 있다"면서 "불완전판매 시 금융사에 대한 과태료, 손해배상 요구 등 책임이 강화하기에 금융사가 무리한 판촉행위에 대해 소극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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