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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금융사 탈한국)②홍콩·두바이 살펴보니 인센티브 기본, 특화금융 강점

파격적 관세 혜택·지역 인프라 주효…"코로나발 금융인력 '판데믹 노마드' 기회 잡아야"

2021-03-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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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홍콩, 두바이, 더블린 등 주요 세계 금융중심지로 자리한 도시들은 강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부여로 외국계 금융사 유치에 공을 들였다. 여기다 홍콩은 중국 진출, 두바이는 이슬람 문화, 더블린은 영국과의 근접성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특화 금융서비스로 경쟁 도시들과의 차별점을 만들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Z.Yen)과 중국 종합개발연구원(CDI)은 이달 새로운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를 발표할 예정이다. 매년 3월과 9월에 발표하는 GFCI는 비즈니스 환경, 인적자원, 인프라, 일반 경쟁력, 금융산업 발전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직전 평가에서 서울은 25위로, 2015년(6위)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 부산은 40위다.
 
국가보안법의 영향으로 미국이 부여한 관세, 비자 등 특별우대 조치가 사라졌지만 홍콩은 지난 9월 GFCI에서 5위로 평가되며 아시아의 국제금융중심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홍콩정책법에 따라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무비자 혜택, 최혜국 대우(MFN)에 준하는 낮은 관세 등 특별대우가 큰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당장 특별지위 박탈 소식에도 시장에서는 홍콩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목표하거나 거래를 하고 있다는 특수성이 엑소더스(대탈출)를 최소화했다고 해석한다. 영어 사용으로 거주의 편의성도 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는 국제금융센터(DIFC) 조성을 통해 중동지역의 금융중심지로 자리하고 있다. GFCI는 17위다. DIFC는 채권, 보험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 않는 '샤리아 법'을 차용한 이슬람 금융의 모순을 극복하는 방법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중동, 지중해 동부, 아시아 진출 기업들을 위한 금융중심지로 성장했다. 지리적 이점 활용 외에 △금융 특화 프리존의 외국기업 100% 지분 소유 허용 △50년 동안 법인세 면제 등의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다. 모든 공문서는 영어로 표기하고 독자적인 사법 체계 운영한 점도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은 GFCI 34위로 서울보다 순위가 다소 쳐지지만, 급부상 중이다. 영국 브렉시트 영향에 따라 가장 많은 금융사들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런던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백오피스 중심의 금융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법인세율(12.5%) 유지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풍부한 우수 인력, 영어 통용 등의 장점을 이용하면서 투자청(IDA)을 통해 외국 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과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성장시키겠단 정부도 보다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유인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통적인 글로벌 금융중심지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인력 공동화가 어느 정도 현실화 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방역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이라는 믿을을 줘야 하며, '판데믹 노마드(유목민)'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존 혜택을 초과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홍콩, 두바이 등은 강한 인센티브와 특화금융을 통해 주요 금융중심지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서울의 금융중심지로 조성되고 있는 여의도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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