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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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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오늘의 재테크)광명시흥 신도시 개발, 희비 엇갈리는 이유는

도로 연결된 광명동 직접 영향권…하안동, 2개노선 신설 기대감

2021-03-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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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광명시와 시흥시 일대에 7만가구 신도시를 건설하는 국토교통부의 계획이 발표된 후 광명시와 시흥시 주민들의 표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낙후된 지역을 단숨에 개선시키는 동시에 교통망까지 확장시킬 수 있게 된 시흥시는 반색하고 있는 반면 재개발과 재건축을 진행하며 들떠있던 광명시 주민들은 한꺼번에 쏟아질 물량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광명시 안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지역별 분위기를 살펴보고, 아직 확정되지 않은 중요 사안에 대해 짚어 보겠다. 
 
광명동 재개발지역 ‘울상’
 
광명시 안에서 신도시 건설에 관해 온도차가 나타나는 이유는 지리적 접근성과 관련이 있다. 
 
광명시는 남북으로 긴 타원형 모양을 하고 있다. 지도상 맨 위 북쪽에 광명동이 있으며 그 아래는 도덕산-구름산-가학산-서독산이 남북으로 길게 자리해 산의 동쪽과 서쪽으로 갈라놓았다. 현재 광명시의 구도심은 대부분 동쪽에 있다. 시흥시와 맞닿은 서쪽은 거의 개발되지 못했고 이번에 신도시 예정지로 발표된 곳도 서쪽이다.  
 
이 서쪽과 연결된 주도로는 산이 가로막지 않은 광명동으로 이어진다. 광명동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하필이면 노후주택이 밀집한 광명동 일대를 재개발하느라 한창 달아올라 있는 시기에 신도시를 짓는다고 발표했으니 이곳의 주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재개발 지역에 집을 산 투자자들부터 동요하고 있다.   
 
또한 구도심을 가로질러 경인로와 연결되는 주도로는 출퇴근 시간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있으나 도로 사정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도시로의 연결성과 확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일부의 시각도 있으나 아무래도 대규모 공급을 걱정하는 쪽이 훨씬 더 많아 보인다. 
 
광명동 옆 철산동은 거리상 광명동과 가깝지만 이곳은 지하철 7호선이 교통망의 핵심인데다 주민들도 경인로를 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니라서 광명동에 비하면 무덤덤한 편이다. 
 
특히 철산동은 신도시가 악재로 작용한다고 해도 재건축 호재가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곳이다. 철산동에선 오래된 주공아파트들이 단지별로 하나씩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어 새 아파트가 공급될 때마다 신고가를 갱신하며 주변 다른 아파트들 시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신도시보다 일직동 KTX광명역 일대 아파트와 광명시 최고가 자리를 두고 벌이는 경쟁에 더 민감한 분위기다. 
 
그럼에도 주변에 대규모 공급이 예정됐으니 지금처럼 신고가가 계속해서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계획안 <출처: 국토교통부>
 
 
2개노선 신설 기대…하안동 나혼자 ‘활짝’
 
하안동은 이번 신도시 발표에 유일하게 웃는 곳이다. 신도시 덕분에 없던 지하철 노선이 2개나 생길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엔 구로기지창 이전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첫 번째는 제2경인선이다. 국토부는 구로역에 있는 기지창을 광명시 노온사동으로 이전하기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였으나 광명시에서 환경을 문제 삼아 강하게 반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달라 보인다. 기지창을 이전할 경우 구로역과 노온사동을 연결하는 지선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이참에 제2경인선, 즉 두 번째 경인선 광역철도를 연결시킬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제2경인선은 인천 청학역에서 신연수를 지나 시흥시 신천동과 은계지구를 거쳐 옥길동, 하안동, 철산동, 구로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물론 중간에 기지창을 지날 예정이다. 
 
두 번째는 인천2호선 연장선이다. 현재 인천대공원까지 이어져 있는 노선을 신천-은계-하안동을 거쳐 1호선 독산역과 신안산선이 예정된 신독산역까지 연결하는 방안이다. 일부에서는 이 노선을 신림까지 연장하지는 주장도 있다. 
 
두 노선이 모두 하안동을 거친다면 하안동에는 큰 호재일 수밖에 없다. 역사는 하안우체국사거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 방안이 구로기지창 이전을 전제로 하고 있다 보니 하안동 주민들은 옆 동네인 노온사동으로 기지창을 옮긴다는 데도 찬성하고 나선 것이다. 주민들은 신도시에 대규모 공급이 예정됐지만 하안동 주공아파트들도 단지별로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시세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얻을 것 없는 소하동나쁠 것 없는 일직동 
 
소하동은 이번 신도시 건설에서 아무런 혜택을 얻지 못하는 곳이다. 신도시를 관통하는 경전철은 광명KTX역에서 출발할 예정이고, 제2경인선은 소하동 근처를 지나지만 역은 옆동네 하안동에만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초에 광명시는 구로기지창 이전 및 지선 연결 계획을 협의할 당시 노온사동역과 하안우체국사거리역, 철산역 외에 소하동 가리대사거리역과 철산동과 광명동 사이 현충공원역을 포함해 5개 역을 요구했으나 국토부에서 예산 문제로 거절한 이력이 있다.
 
현실적으로 역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한데 구름산 아래로 뚫린 터널을 이용해 신도시를 오가는 차량만 늘어 교통사정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하동은 서부간선도로, 수원-광명고속도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있는 교통 요지다. 
 
또한 광명동과 철산동, KTX광명역 일대 개발에 이어 신도시 개발까지 예정되면서 소하동의 옛 취락지구를 개발하는 구름산지구 도시개발 사업도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비하면 KTX광명역 주변 일직동은 크게 나쁠 것 없어 보인다. 가학산 터널을 통해 산의 서쪽과 연결되지만 그곳엔 광명시흥신도시가 아니라 광명시흥테크노밸리가 들어서는 자리다. 이번에 발표된 신도시의 남단이다. 
 
광명시흥테크노밸리 건설은 오래 전 확정돼 올해 착공이 예정됐던 곳이고, 주택보다는 업무시설 부지가 더 크기 때문에 일직동 아파트와 주민들에겐 나쁠 게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KTX광명역에 신안산선과 월판선(월곶-판교) 외에 광명시흥신도시를 거쳐 개봉역과 연결되는 경전철 광명시흥선이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이어서 확장성 점수는 더욱 높아지게 됐다.  
 
기지창 이전 및 노선확정이 핵심변수
 
결국 이번 신도시 건설과 관련해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철도 건설이 어떻게 확정되는가 여부다. 여기엔 구로기지창 이전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신도시 건설은 광명시, 시흥시 주민뿐 아니라 인천시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2개 노선이 광명을 거쳐 서울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인천시민들의 교통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는 사안이다. 
 
한편으론 광명시에서 추진하던 광목선(광명-목동)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목선은 KTX광명역에서 소하-가리대-하안-철산을 거쳐 양천구 목동까지 광명 구도심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노선 계획이었는데, 산의 서편 신도시를 남북으로 잇는 경전철이 생기면 광목선 계획은 자연스럽게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지역별로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구로기지창 이전을 두고 협상 테이블에 앉은 광명시가 어떤 결론을 낼 지도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강력 반대였지만 시장과 국회의원 모두 더불어민주당 사람인지라 정부 사업을 계속 강하게 반대할 거라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투자후보 1순위 하안주공…시흥시도 관심 높아
 
이처럼 광명시 안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지만 수도권 지역주민들에겐 새로운 대규모 개발과 공급 소식이 반가울 것이다. 다만 신도시 입성을 준비하는 실수요자와 신도시 개발을 호재 삼아 접근하려는 투자자들의 선택지는 조금 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3년 사전청약을 받아 2025년부터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7만가구를 한꺼번에 공급할 수는 없는만큼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에 걸친 분양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집을 마련하고 싶은 실수요자라면 일단 적을 광명시나 시흥시로 옮기는 것이 순서다. 출퇴근과 학교 등을 감안해 두 곳 중 어느 쪽에서 분양을 받는 것이 좋을지 먼저 선택해야 한다. 
 
광명시와 시흥시 중 하나를 골랐다면 다음은 세입자로 살 동네를 골라야 한다. 새 아파트를 완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동안 사는 곳은 가성비가 좋아야 한다. 아파트 기준으로 광명동과 철산동은 재개발, 재건축 때문에 이미 비싸다. 일직동 전세가도 높다. 하안동은 저렴하지만 너무 낡았다. 출퇴근에 문제가 없다면 10년 된 아파트단지가 모여 있는 소하동이 적당하다. 저학년 자녀들이 있는 부모들에게 인기 있는 동네다. 
 
1억원 정도 더 쓸 수 있다면 천왕동도 괜찮다. 광명시에서는 구석인데 7호선 천왕역이 코앞이라 가산디지탈단지나 강남권으로 출퇴근이 용이하다. 소하동 아파트보다 2~3년 더 젊은 것도 장점이다. 
 
신규 투자자에겐 하안동 주공아파트가 1순위다. 지하철 2개 노선이 확정될 경우 시세에 반영될 것이다. 단지별로 재건축 조합 설립 움직임이 있는 것도 장기적으로 호재다. 
 
투자 목적이라면 광명시보다 시흥시를 노리는 것도 좋아 보인다. 광명시흥 신도시와 연결되는 베2경인선과 인천2호선은 하안우체국사거리역 외에 신천역과 은계역도 함께 지난다. 시흥시청역과 목감역 쪽은 광명시흥테크노밸리와 연결되는 신안산선이 지난다. 오랜 기간 소외됐다가 전철 덕분에 생긴 확장성으로 투자후보로 떠오른 곳이 많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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