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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해운업 호황에 중고 선박 가격도 '껑충'

이번주 중고 컨테이너선 가격 전년비 184.6% 급등

2021-04-1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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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해운업 호황으로 선박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중고 선박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해상 운임이 가파르게 오른 컨테이너선이 가장 불티나게 거래되고 있다.
 
14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번주(12일 기준) 중고선가 지수는 115.2포인트로 지난주 114.5포인트보다 0.6% 올랐다. 이는 2014년 이후 최고 기록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8.8%, 3개월 전과 비교하면 20.4% 오른 수준이다. 1년 전보다는 21.6%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임이 급등한 컨테이너선 중고 선박의 인기가 뜨겁다. 제작 후 5년이 지난 4500TEU 선박의 이번주 가격은 37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37%, 6개월 전보다 179.2%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84.6% 비싸졌다. TEU는 6m 길이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다. 영국 선박가치평가기관 배슬스밸류에 따르면 올해 거래된 중고 컨테이너선은 120여척에 달한다.
 
컨테이너선 만큼은 아니지만 중고 벌크선(건화물선)도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같은 기간 5년 된 17만DWT(재화중량톤수)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가격은 3500만달러로 3개월 전보다 32.1%, 6개월 전보다 29.6% 올랐다.
 
중고 벌크선은 지난해 4분기 240여척 거래되며 최근 10년 새 최대 규모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는 이를 넘어선 약 300여척이 거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운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중고 선박 가격도 치솟고 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LNG 추진 컨테이너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초대형 유조선(VLCC)의 경우 다른 선종보다는 오름세가 더뎠다. 5년 된 30만DWT VLCC 가격은 6900만달러로, 6개월 전보다 6.2% 올랐다.
 
영국의 해운분석업체 MSI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중고선 거래량은 2015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말부터 스위스 선사 MSC가 대규모 거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전반적인 중고선들의 가격은 작년보다 약 20%가량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중고선 거래가 이처럼 활발한 것은 물동량이 증가하며 해운 운임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컨테이너선 운임은 지난해의 약 3배 수준을 기록 중이다. 벌크선 운임도 지난해보다 2~3배 높다.
 
이에 따라 해운사와 선주사는 모처럼 밀려드는 물량을 소화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새 선박 주문도 하고 있지만 선박 건조에는 통상 2년이 걸리기 때문에 중고 선박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고 선박 가격이 계속해서 치솟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선박을 추가해 선복량(배에 싣는 화물량)을 계속해서 늘리면 공급이 증가해 운임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거의 운임 출혈 경쟁 상황으로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 선복량 확대를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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