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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K-배터리 3사의 투자 계획으로 보는 미래 전망

LGES, GM과 2공장 증설…2025년까지 미국 140GWh 생산능력 확보

2021-04-1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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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배터리(이차전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K-배터리 3사의 해외 공장 증설 투자가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은 배터리 소송 악재 털고 기존 계획한 미국 공장 증설 및 신규 투자를 이어간다. 삼성SDI(006400)도 해외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시장에서의 진검 승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다. 
 
LG에너지 솔루션과 제너털모터스(GM) 합작사 '얼티엄 셀즈'의 골조 공사 현장. 사진/GM
 
15일 업계에 따르면 LGES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을 증설한다. 양사의 구체적인 협력 계획은 오는 17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ES의 2공장 투자는 고객사와 배터리가 보급될 차종이 명확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GM이 스프링힐에 짓는 2공장은 현재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증설 중인 1공장(20억달러)보다 많은 23억달러(한화 약 2조5704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2공장에서는 GM이 지난해 공개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전기차 ‘캐딜락 리릭’에 장착할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GM이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로 전환하는 목표를 세운만큼 LGES입장에서는 확실한 고객사를 확보한 것이다.  
 
앞서 LGES은 GM과 현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해 지난 2019년 12월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 후 1공장을 짓고 있다. 1공장은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연간 35기가와트시(GWh)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얼티엄셀즈 설립 당시 양사는 50대 50 지분으로 각각 1조원을 출자했다.  
 
최근 LG는 배터리 3사 중 가장 공격적인 투자·증설 계획을 내놓고 있다. LG는 지난달 12일 미국 배터리 산업에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7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미시간주 공장(5GWh)을 감안하면 총 생산능력은 75GWh로, 건설 중인 1공장과 신규 2공장 증설까지 완료되면 총 14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LGES 관계자는 "연구개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현지에 안정적인 공급망 체계를 구축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 속도와 성장성을 감안해 내린 투자 결정으로 결코 무리한 규모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는 LGES와 전격 합의에 이르면서 미국 내 사업을 정상적으로 이어가게 됐다. SK가 현재 25억달러(한화 약 3조원)을 들여 짓고 있는 조지아주 1·2공장 물량은 폭스바겐과 포드에 공급된다. 지난 2019년 1분기 착공한 1공장(9.8GWh)은 오는 2022년 1분기부터 가동되며 생산된 배터리는 폭스바겐 최초 대중형 다목적스포츠차량(SUV) 'ID.4'에 들어간다. 2공장(11.7GWh)은 2023년부터 배터리 생산이 가능할 예정으로,  생산된 배터리는 포드 대표 픽업트럭 'F150'에 탑재된다.  
 
SK이노는 배터리 핵심 소재 공장 증설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 배터리 소재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전날 중국 창저우에 지은 배터리 분리막(LiBS) 2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필수 소재로 배터리 원가의 약 15~20%를 차지할 만큼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성장에 있어 핵심적인 부품이다. SKIET는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약 1조 13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유럽 3·4 분리막 공장 건설을 결정하기도 했다. SKIET 분리막은 테슬라, 폭스바겐, 도요타, 현대차·기아에 탑재된 배터리에 들어간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 조감도.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경우 올해 들어 신규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생산라인을 보유하지 않는 만큼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유력한 후보지에는 삼성SDI가 배터리 팩 공장을 운영 중인 미시간주가 꼽힌다. 현재 삼성은 국내 울산, 중국 시안, 헝가리 괴드에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삼성SDI는 지난 1월 헝가리법인에 약 9400억원을 투자 결정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국 톈진 공장 증설 투자를 검토하는 등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제2의 테슬라 미국 스타트업 '리비안'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결정하는 등 다양한 고객사 확보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공급 부족 사태를 우려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갖춘 셀을 공급하는 제조사가 늘면서 배터리 전기차 시장에서는 이미 고객사 물량을 뺏고 수주하고 뺏고 수주하는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LG와 SK가 특허와 영업비밀로 싸운 지난 2년간 배터리 산업 지형도가 크게 바뀐 것처럼 향후 2~3년후 배터리 시장의 모습은 다를 수 있다. 증설 경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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