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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삼성가 상속)이건희 '13년 전 약속' 지켰다…총 4조원 사회 환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등에 1조원 기부

2021-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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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의 기대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하자.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다.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다."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감염병 극복을 위한 기부와 국보급 미술품 기증 등 총 4조원에 달하는 사회환원을 한다. 이 회장이 2008년 조 단위의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동시에 평소 강조해 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도 납부한다.
 
28일 삼성전자는 유족들이 이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 정부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에 달하는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낼 예정이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3년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동시에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우선, 코로나19 등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중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나머지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연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에 사용된다.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도 3000억원을 투입한다. 지원금은 앞으로 10년간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자에게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에게 600억원이 지원된다. 이를 통해 소아암 환자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자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900억원은 소아암·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하는 위원회는 전국의 모든 어린이 환자가 각 지역에 위치한 병원에서 편하게 검사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어린이병원의 사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전국에서 접수를 받아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어린이 환자를 선정·지원할 방침이다.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이 회장 소유의 미술품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등 지정문화재 60건을 비롯해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最古)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고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와 같은 한국 근대 미술 작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넘길 예정이다.
 
유족들은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이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생각이다. 또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란 창업이념을 실천하는 동시에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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